[헤럴드경제]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외교 무대에서 고립된 러시아를 지지한 조건으로 돈을 빌려 받았다는 주장이 다시 한 번 제기됐다.

최근 상승세를 탄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는 아버지의 독일 나치 가스실 망언에 이어 이런 주장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폭로전문 인터넷 매체 ‘메디아파르’는 르펜 대표가 러시아의 크림 병합 지지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 은행으로부터 900만 유로(약 107억원)를 빌렸다는 내용을 보여주는 크렘린 궁(러시아 대통령궁) 고위공직자의 메시지를 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메디아파르는 크렘린의 티무르 프로코펜코 내무 책임자와 프랑스에 거주하는 친러시아 망명자 ‘코스티아’ 간의 문자 메시지를 러시아에서 입수해 공개했다.

코스티아는 작년 3월 17일 “마린 르펜이 크림 병합 주민투표 결과를 공식적으로인정했다”고 보고했다.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은 지난해 3월 16일 주민투표에서 96%가 넘는 지지율로 러시아 귀속을 결정했고 이후 러시아는 크림을 러시아 연방 구성원으로 받아들였다.

프로코펜코가 “그녀(르펜)는 우리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고 말하자 코스티아는 “어떤 방법으로 프랑스인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건의했다. 프로코펜코는 “알았다, 좋다”고 화답했다.

8개월 후 국민전선은 체코-러시아은행(FCRB)으로부터 900만 유로를 빌렸다.

르펜과 국민전선 고위 당직자는 크렘린 문자 메시지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메디아파르는 국민전선이 몇 차례에 걸쳐 체코-러시아은행으로부터 4천만 유로를 차입하기로 하고 이 가운데 일부인 900만 유로를 최근 입금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르펜 대표는 지난해 이 문제가 불거지자 “프랑스 내에서는 대출해 주겠다는 곳이 없어 외국에서 찾아나선 것”이라며 “전적으로 상업적 거래이며 푸틴에 대한 지지표현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르펜은 지난해 5월 독일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의국익과 러시아인을 우선했기 때문에 메르켈 독일 총리만큼 푸틴을 존경한다”고도 말한 이후 친러 발언을 지속했다.

국민전선은 2017년 대선을 앞두고 4천500만 유로 규모의 정치자금 모금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르펜 대표의 아버지로 국민전선 명예대표인 장 마리 르펜은 최근 “나치 독일의 가스실이 역사의 소소한 문제”라는 망언을 반복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