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헤럴드경제 공동기획 밭작물 혁신으로 FTA 파고 넘자 <下>

기계 재배·수확 용이하게 개량 재배법 규격화·통일화 금상첨화…개량종 키 1m 수수 대표적

최근 건강잡곡 대열에 합류한 수수는 대표적인 키다리 작물이다. 2m가 보통이다보니 바람에 쉽게 꺾이고 쓰러져 늘 작황이 문제다. 잘 여물어도 결코 수확이 쉽지 않다.

더 이상 이런 걱정은 필요없게 됐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양호)이 최근 1m 남짓한 키에 줄기는 강한 ‘소담찰’이라는 신품종을 개발해 올해 농가에 보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개량 수수는 항산화를 촉진하는 폴리페놀과 탄닌 함유량이 기존 수수보다 뛰어나고, 유해산소 제거 효과는 36%나 높다.

소담찰은 콤바인 수확용으로 개량된 밭작물 기계화 적합품종의 에이스급에 속한다. 이처럼 밭농사 혁신의 핵심이 기계화라면 기계화의 전제조건이 기계화 적합품종 개발이다. 여기에 재배양식 규격화 및 통일화까지 더하면 금상첨화다.

밭작물의 혁신은 정식 서명을 앞둔 한중 FTA 대응 차원에서 다룰 중요한 과제다. 중국은 우리와 기후와 토양까지 유사하다. 농작물 재배면적은 1억7419만ha로 우리의 100배에 가깝다. 때문에 중국산 곡물이 대거 들어오기 전에 국산 곡물의 자급률을 최대한 끌어 올려야 한다.

정부가 2012년에 올해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미리 상향 조정한 것은 선견지명(先見之明)이었다. 곡물자급률은 25%에서 30%로, 주식 자급률은 54%에서 70%로 재조정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그해 밭농업직불제를 전격시행했고 이듬해엔 밭작물 기계화 종합대책 수립에 착수했다. 보조를 맞춰 이양호 농촌진흥청장은 밭작물 기계화를 숙원사업으로 지목하고 적합 기계와 품종 개발에 박차를 가해 왔다.

밭작물 기계화 프로젝트는 농진청 산하 국립농업과학원(기계 연구개발)과 국립식량과학원(적합품종 연구개발)이 두축이다. 식량과학원 밭작물개발과 고지연 연구사(박사)는 기계화 적합품종의 조건을 이렇게 말한다. “키가 적당하여 콤바인을 통한 수확이 가능해야 한다. 키가 너무 크면 콤바인 예취부에 걸리기 때문이다. 작물의 줄기가 단단하고, 뿌리가 강건하여 잘 넘어지지 않아야 한다. 한 번에 수확이 가능하도록 작물이 균일하게 익어주는 것이 좋다. 콩, 팥처럼 꼬투리가 달리는 작물은 꼬투리 높이(착협고)가 너무 낮지 않고 탈립에 저항성이 있어야 손실이 적다”

밭작물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건강식을 주도하며 ‘잡곡전성시대’를 풍미하는 전통 곡물은 10여종에 이른다. 여기에 마늘, 고추, 양파까지 가세하면 세력은 대단하다. 해외진출도 거침없다. 중국, 일본 뿐 만아니라 동남아와 유럽까지 한류열풍에 힘입어 한식문화가 각광받고 있어 콩을 가공한 장류, 두부류, 김치류의 수출물량은 급증세다. 관련 시장규모는 2조7000억원 대를 넘어 쾌속 항진이다.

따라서 밭농사 혁신은 농촌경제 활력을 넘어 국가 신성장산업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밭작물 기계화 사업은 국가적으로 핵심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내수시장 확대는 물론 동남아 등지로 수출도 낙관적이다.

그러자면 우선 법적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1970년대 중후반에 제정돼 기적처럼 논농사 기계화를 이끈 ‘농업기계화촉진법’을 밭농사 개혁에 맞춰 재정비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황해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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