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바닥이 있는 주식투자’로 알려지면서 올들어 뭉칫돈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는 ‘스팩(SPAC)’ 종목들이 변경상장 첫날 잇따라 급락세를 보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선 사모 형태로 운영되는 스팩 투자자들이, 사명이 바뀌는 첫 거래일에 매물을 쏟아내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애초 계약에 ‘스팩 투자’라 명기돼 있기 때문에, 더이상 스팩이 아닌 종목은 털어내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난 9일 우리스팩2호와 합병돼 첫 거래를 시작한 ‘큐브엔터’는 변경상장 첫날 전 거래일 대비 6.02% 급락한 3510원에 장을 마감했다. 개장 직후 2%대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내 급락세로 반전됐고, 장 마감 때까지 하락폭을 회복하지 못했다. 큐브엔터는 다음날에도 7%넘게 급락했다. 상호를 큐브엔터로 바꾼 이후 불과 이틀 사이 10% 넘게 급락한 것이다.
통상 상장 첫날엔 상장 회사 대표와 거래소 관계자가 한국거래소 2층에 마련된 행사 공간에서 상장 축하연을 벌인다. 큐브엔터 역시 박충민 대표와 김재준 코스닥시장 본부장이 꽃을 전달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소속 비스트, 포미닛, 지나 등의 소속사다. 첫 상장인만큼 소속 연예인들이 모두 행사장에 모여 사인회를 벌였다. 축제 분위기였다. 같은 시각 회사 주가는 6% 넘게 급락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다. ‘춤추면 떨어진다’는 표현도 그래서 나온다.
지난달 25일 하나머스트스팩과의 합병으로 첫 거래를 시작한 우성아이비의 상황도 유사했다. 우성아이비 이희재 대표가 거래소측으로부터 화환을 전달받고, 기념사진을 찍는 사이 우성아이비의 주가는 11% 넘게 폭락했다. 당일 오전 9시 15분 상황이다. 회사 이름인 우성아이비로 거래되는 축하받을 자리에, 주가는 곤두박질을 친 것이다. 우성아이비는 26일과 27일에도 하락해 변경상장 후 12% 넘게 급락했다.
‘스팩 껍질’을 벗고 변경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상장 첫날 급락세가 연출되는 것은 올들어 사모 형태의 ‘스팩 투자’가 늘어난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팩 수익률이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띠끄’에서 스팩에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모으는 경우가 많다”며 “애초 계약이 ‘스팩 투자’였기 때문에 변경상장하는 당일 물량을 쏟아내게 돼있다”고 말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아예 ‘스팩 랩어카운트’를 지난달 출시하기도 했다. 스팩의 속성상 일정 단가(2100원 안팎)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돈을 끌어모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모 형태의 자금도 스팩으로 몰리고, 사모은 물량을 변경상장 당일 매각하면서 상장 첫날 급락세 연출이 반복된다는 설명이다. 지난 2월 미래에셋제2호스팩과 합병 상장한 콜마비앤에이치 역시 상장 첫날 8% 넘게 급락세로 장을 마감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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