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야당이 요구하면, 특검 하겠다.”, “일주일만 참아달라.”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국정이 표류하면서 공무원연금개혁,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 등 숙제를 떠안은 여당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휩싸인 이완구 국무총리의 해임건의안 제출하겠다며 공세를 높이고 있는 야당의 협조만 요구하는 모습이다. 연초 청와대에서 여당으로 넘어온 국정 주도권이 이젠 야당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은 정치 지형을 완전히 바꿔놨다. 4.29 재보선 판세는 물론 여당으로 많이 기운 국정 운영의 무게 중심도 평평하게 돌려놨다. 국정의 무게 중심이 사라진 가운데 국정을 이끌어가야할 여당은 야당의 협조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모습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성완종 리스트 여파로 어수선한 가운데 20일 서울 관악을 선거현장사무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치권 전체가 국민의 불신을 받고 지탄의 대상이 되는 데 대해 저부터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고개 숙여 반성하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사진=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성완종 리스트 여파로 어수선한 가운데 20일 서울 관악을 선거현장사무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치권 전체가 국민의 불신을 받고 지탄의 대상이 되는 데 대해 저부터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고개 숙여 반성하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사진=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20일 새정치민주연합은 해임건의안 제출을 공식화하면서 성완종 리스트에 휩싸인 이 총리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21일 의원총회에서 해임건의안을 당론으로 확정하는 등 건의안 발의 작업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이에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개혁과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리 설득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서울 관악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승민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 두분께서 최근 개혁에 대해 말씀 안하고 정치 공세만 몰두하고 있다”며 “공무원연금개혁 문제의 6일 본회의 처리 약속을 다시 밝혀주시길 요구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각종 국정 현안 과제를 내세우면서 정치권이 민생 경제를 살펴야 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부패 스캔들에 휩싸인 집권 여당이 리더십을 상실하면서 설득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사실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후 여당도 식물 상태로 빠져들었다.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철저한 수사를 요구할 뿐 어떤 대안도 내놓지도 못했다. “야당이 원하면 특검도 도입하겠다”고 거듭 밝혔을 뿐이다.

나아가 지난 19일 김무성 대표는 대통령의 해외 순방중에 총리 해임을 한다는 것은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것이라며 “일주일만 참아달라”며 정치적인 도리에 호소하기도 했다.

2개월 전만 하더라도 새누리당은 유 원내대표 선출을 계기로 국정 주도권을 당으로 가져오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당정청 고위급회동은 물론 당정청 정책협의회도 정례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고위 당정청 회의는 중단됐고 당정청 실무협의회도 국정을 이끌어가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새누리당은 야당을 향해 국정 공백기를 최소화하는 데 협조를 요청하고 있지만, 4.29 재보선을 앞둔 상황에서 야당은 정권 심판론을 앞세우고 있다.

장 중 한 때라도 국정 주도권을 잡은 야당이 여당의 요구에 협조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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