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미국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서 구금 중 사망한 흑인 프레디 그레이(25)의 장례식이 열린 27일(현지시간) 항의시위 참가자들이 경찰과 충돌해 방화와 약탈 등 폭력 사태로 번졌다. 메릴랜드 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이날 폭력 사태는 볼티모어의 뉴 실로 침례교회에서 열린 그레이의 장례식이 끝난 지 몇 시간 뒤 시작됐다. 경찰 폭력에 항의하면서 사법정의를 외치던 시위대는 곤봉과 헬멧, 방패 등으로 무장하고 진압에 나선 경찰과 충돌을 빚자 돌멩이와 벽돌 등을 던지며 격렬히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10여명의 경찰관이 다쳤다. 일부는 뼈가 부러지고 한 명은 혼수상태라고 경찰은 전했다. 시위대 부상자에 관한 정보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시위대는 상점을 약탈하고 경찰차를 부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메릴랜드 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방위군을 폭동 진압에 투입키로 했다.
이날 임명장을 받은 미국의 첫 흑인여성 법무장관 로레타 린치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볼티모어 사태를 즉각 보고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스테파니 롤링스-블레이크 볼티모어 시장과의 통화에서 연방 정부 차원에서 필요한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밝혔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도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대책을 논의했다.
볼티모어 시가 28일부터 일주일 동안 밤 10시에서 새벽 5시 사이 통행금지를실시하기로 한 가운데 이날 저녁 프로야구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시카고 화이트 삭스의 경기도 안전을 우려해 전격 취소됐다.
그레이의 가족 변호사 빌리 머피는 “가족들이 폭력사태에 충격을 받았다. (경찰폭력에 항의하는) 전국적인 운동이 폭력으로 얼룩지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볼티모어 시내에서 경찰에게 붙잡힌 그레이는 체포 과정에서 심하게 다쳤으며 체포 1주일 만인 지난 19일 병원에서 숨지면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계속됐다. 그레이는 체포 당시 여러 차례 응급조치를 요구했지만 경찰은 차로 30분 동안 그를 이송한 뒤에야 응급구조를 요청했다. 경찰은 이송 과정에서 3번 정차하기도 해논란을 더욱 키웠다.
그레이 가족 변호사는 그레이가 목 부위 척추에 심한 손상을 입고 큰 수술을 받은 뒤 1주일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가 숨졌다고 밝혔다.
장례식 전날에도 2000여 명의 시위대가 볼티모어 시청 앞에서 집회를 한 뒤 시내를 행진하며 시위를 벌였으며, 폭력사태가 발생해 34명이 체포됐다.
한편 그레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 6명이 정직 처분됐다고 머피 변호사는 전했다.
볼티모어 경찰은 이번 사건에 불만을 품은 폭력집단이 경찰을 공격하려는 계획을 꾸미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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