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문술 기자]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 최고경영자(CEO)가 여성들로 채워지고 있다. 반면 국내 제약사는 남성 일색으로, 여성 CEO가 단 2명에 불과하다.

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다국적제약사 한국법인의 한국인 여성 CEO는 총 7명으로 늘어났다. 이날 김수경(43) GSK한국 상무가 GSK컨슈머헬스케어 신임 대표로 선임되면서다.

현재 김옥연(48) 한국얀센 대표를 비롯해 배경은(45)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대표, 김은영(40) 한국BMS제약 대표, 박희경(46) 젠자임코리아 대표, 주상은(50) 한국레오파마 대표, 유수연(45) 멀츠코리아 대표 등이 여성 CEO다. 모두 전문경영인들이다.

이에 따라 다국적제약협회(KRPIA)는 협회장도 올들어 여성(김옥연 한국얀센 대표)으로 바뀌었다.

이처럼 두드러진 여초(女超) 현상에는 몇가지 배경이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다국적사는 여성직원 비율이 남성에 비해 훨씬 높은 편이다. 여성의 승진기회가 더 많은 셈이다.

또 대내외 관계 보다 역량과 성과를 중시하는 다국적사의 풍토도 남성과 여성을 가리지 않는 CEO 발탁 배경이 되고 있다. 이 경우 숫자가 많은 쪽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밖에 판매, 마케팅 중심인 다국적사 한국법인의 구조로 인해 여직원 비율이 높고 여성 CEO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제품을 직접 만들지 않고 도입해다 파는 역할이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반면 국내 제약사는연구개발, 생산, 영업 중심으로 돌아가기에 남성직원 비율이 아주 높다. 3자간 엄격한 조화가 요구된다. 또 오너중심 기업문화와 보수적인 경영관행도 여성 CEO의 배출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주요 제약사 CEO 중 여성 전문경영인은 현재까지 유희원(51) 부광약품 대표가 유일하다. 유 대표는 지난달 부광약품 이사회에서 김상훈 대표와 공동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오너가 2세까지 치면 보령제약 김은선(57) 회장도 있다. 보령제약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맏딸인 김 회장은 2009년 국내 제약사 최초로 여성 CEO가 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다국적사의 여성 CEO가 많은 것은 개방적인 경영풍토도 있지만 업무영역이 마케팅이라는 한정된 측면도 있다. 커뮤니케이션이 중시되는 구조에선 여성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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