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길고 긴박한 하루였다. 여야는 지난 6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국회 규칙에 명시할 지 여부를 두고 종일 줄다리기를 벌였다. 무려 13시간 동안 양당 원내수석부대표 회동, 최고위원회의, 의원총회, 원내대표 협상이 이어졌으나 끝내 평행선을 달렸고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도 무산되고 말았다.
우선 새정치민주연합은 결과적으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공무원연금과 연계해 개혁안 처리의 발목을 잡았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말았다.
6일 오전 여당 원내지도부는 소득대체율 50% 명기를 양보하고 ‘인상한다’는 수준에서 문구를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다가 갑자기 강경한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구체적 수치를 명시하지 않는 선에서 합의가 가능할 것처럼 보여 협상에 혼선을 가져왔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결과적으로 합의문 이행에 실패한 무거운 책임을 안게 됐다.
지난 2일 여야 합의에 대해 뒤늦게 ‘말 바꾸기’를 시도하며 면피에 급급한 건 여당 지도부였다.
당초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합의에 대해 청와대가 반발했지만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처리를 위해 “내가 책임지겠다”며 정치적 타협을 이뤄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판 여론이 들끓자 새누리당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은 국민적 합의없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또 소득대체율 인상 목표치인 ‘50%’가 여야 대표 간 최종합의문에 빠진 점을 거론하며 “실무진 차원의 합의에 불과하다”고 의미를 깎아 내렸다.
이번 합의를 “19대 국회 들어 이뤄낸 가장 큰 쾌거”라고 자평했던 김무성 대표는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내에서 욕 먹을 게 겁나면 정치를 안 해야 한다”며 “욕 먹기 싫어서 합의한 것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새로운 요구를 걸고 나오고 이게 정치 지도자 할 일이냐”고 문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또 수차례 ‘합의안’을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는 새로운 요구가 아니었다. 김 대표가 서명한 ‘공무원연금 개혁 및 국민연금 강화를 위한 양당 대표 합의문’에는 “여야는 국민대타협기구 및 실무기구의 ‘공적연금 강화 합의문’을 존중하여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빈곤 해소를 위한 사회적 기구’를 구성해 8월말까지 운영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사항은 국회 규칙으로 정하여 5월6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규정이 명시돼 있다. 아울러 실무기구의 공적연금 강화 합의문에는 노후빈곤 해소를 위해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을 50%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여야는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가 무산된 데 대한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각 당 내부에서는 계파 간 책임론 마저 일고 있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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