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의 4월 임시국회 처리가 무산되면서 군인연금과 사학연금 등 다른 연기금의 개혁이 가능할지 여부에 여론의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공무원 연금 못지 않게 군인, 사학연금 모두 이해집단의 반발이 심하고 기득권의 벽이 높다. 따라서 정치권으로 공이 넘어갔지만내년 총선 등 정치권의 속성을 감안할 때 개혁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결국 애초부터 이들 사안에 대한 개혁 의지가 미약했거나 아예 후퇴를 기정사실화 했던 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이는 이유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경우 이미 적자가 나 정부가 막대한 재정을 쏟아 붇고 있고, 사학연금도 2030년 이후에는 적자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연금의 성격상 적자가 날 경우 국민 세금으로 보전해 줘야하고, 이는 국민과 미래 세대에 부담을 떠넘기게 된다. 박근혜 정부가작심하고 연금 개혁을 반드시 이뤄내고야 말겠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회 공무원연금 개혁 특별위원회에 따르면 공무원연금에 투입되는 정부 보전금이 올해 약 3조원을 기록한 뒤 2025년에는 10조4000억, 2030년 14조3000억원으로 증가하게 된다.
군인연금은 더 심각하다. 1973년에 이미 고갈돼 매년 국고보전금이 지원되고 있다. 특히 군인은 공무원에 비해 퇴역 시기가 빨라 연금을 받는 기간이 길기 때문에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국방부와 기획재정부 분석을 보면 군인연금의 정부보전금이 올해 1조4000억원에서 2025년에는 2조2000억, 2030년 2조7000억원으로 늘어나는 구조다.
사학연금 역시 불안하다. 아직 흑자이긴 하지만 교원 명예퇴직 등이 급증하면서 수급자도 빠르게 늘고 있어 2020년께 적자로 돌아설 것이 분명하다. 사학연금공단에 따르면 사학연금은 2025년에 1조1000억원의 정부보전금이 투입되고, 2030년에는 3조5000억원으로 커지게 된다.
정부보전금이란 연금 지급을 위한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정부가 기금에 투입하는 재정을 의미한다.
이들 연금 모두 손실이 발생하면 국가재정으로 메워주도록 법적으로 명시돼 있어 정부의 재정 부담은 물론 국민과 미래 세대에 큰 짐을 안기게 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재정건전성을 도모함과 동시에 미래 세대에 부담을 지워서는 안 된다는 국민 여론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연금을 적게 받는 일반 국민이 많이 받는 특정 계층의 연금을 보전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을 강하게 지적해 연금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국민에게 호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정근 건국대학교 특임교수는 “더 이상 연금 개혁을 정치권이나 이해당사자들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며 “국민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함과 동시에 정부가 리더십을 갖고 연금 관련 전문가, 젊은 세대들로 구성된 논의 기구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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