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서지혜 기자]스마트폰 확산으로 청소년들의 음란물 노출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교사의 눈을 피해 ‘빨간책’(음란서적)을 서랍에 숨겨놓고 은밀한 일탈을 즐기던 청소년들이 이제 음란물을 공유하는 데서 나아가 스스로 음란물을 제작하거나 ‘야동의 주인공’을 자처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들이 성범죄에 쉽게 노출되는 등 사회문제를 야기하지만, 당국의 대응은 속수무책인 것으로 보인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5청소년통계’에 따르면 청소년 유해매체 이용 경험률 중 ‘휴대폰을 통해 성인물을 접했다’고 답한 청소년의 비율은 전체의 52.6%에 달했다.
2012년 20.5%에 비해 약 3배 증가한 수치다.
반면 전통적인 유통경로인 성인간행물이나 비디오 등을 통한 성인물 경험은 감소 추세다.
2012년 청소년이 이용해본 경험이 있는 유해매체 중 40%를 차지했던 성인간행물은 2014년 34.1%로 줄었으며, 비디오ㆍDVDㆍCD 등은 3.4%에 불과했다. 컴퓨터를 통한 성인물 경험 역시 2012년 45.5%에서 지난 해 26%로 급감했다.
청소년들의 음란물 유통방식은 이미 90년대부터 논란이 됐지만, 스마트폰 도입으로 더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2006년 불법ㆍ청소년유해정보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이 가장 많이 유해정보를 접촉하는 장소는 ‘집’으로 전체의 74.5%에 달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이런 공간의 제약마저 무너뜨렸다. 언제 어디서나 음란물 접속이 가능해진 청소년들은, 자신의 나체 사진을 SNS를 통해 공개하거나 좋아하는 아이돌 연예인을 주인공으로 한 음란성 팬픽(소설)을 작성하는 등 보다 대담한 일탈을 즐기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해 10월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자신의 얼굴 및 신체를 노출한 채 음란행위 장면을 직접 촬영, 동영상 사이트에 게시한 청소년 43명을 적발한 바 있다. 당시 적발된 유포자 중에는 초등학교 2학년 학생도 있었다.
경찰은 “상당수의 남녀 청소년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팔로잉 숫자를 늘려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신체를 촬영하고 공유하고 있다”며 “성행위를 연상케하는 음란한 대화 및 음란물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신체를 촬영하게 하고 공유하는 이른바 ‘섹드립’(성적인 언행)이 일부 청소년들 사이에서 성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놀란 어른들은 우왕좌왕 하고 있다. 대부분의 SNS가 해외에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에 수사기관의 수사는 쉽지 않다.
정부는 청소년의 스마트폰에 불법음란정보 및 청소년유해매체물을 차단하는 앱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법을 개정하고, 일부 SNS 개발 업체 대표를 아동ㆍ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기도 했지만, 모두 수박겉핥기식 대응이다.
SNS의 특성상 모든 모니터링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해외에 근거를 두고 있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즉각적 조치가 어렵기 때문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미성년자의 음란물 접촉을 막는 것은 술과 담배를 사지 못하도록 하는 것처럼 공익 목적에 부합하는 규제는 필요하다”며 “위치추적이 강제로 이뤄지는 등 부작용이 있지만 우선 규제를 하면서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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