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취업이 절실한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가짜 면접’ 사기가 확산하고 있다. 구인·구직 플랫폼 링크드인과 인디드에서 실제 채용 담당자처럼 접근한 뒤 면접 과제나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게 해 악성 소프트웨어를 심는 수법으로 구직자들로부터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한 피해자는 링크드인을 통해 가짜 채용 담당자로부터 면접 제안을 받은 뒤 평범해 보이는 문서를 내려받았다가 해킹 피해를 입었다. 피해자는 실제 채용 절차처럼 화상통화까지 진행한 뒤 구글 시트에 적힌 지침에 따라 기술 평가 과제를 수행했지만 해당 문서에는 악성 소프트웨어가 숨어 있었다.
피해자가 과제를 마치고 잠든 사이 해커들은 그의 암호화폐 계좌에 접근해 1만8000파운드(약 3200만원) 상당의 금액을 갈취했다.
이 피해자는 BBC에 “돈을 잃는다는 것은 끔찍한 기분”이라며 “최악의 적에게도 이런 일을 겪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컴퓨터를 초기화하고 모든 비밀번호를 바꿨다”며 “정신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완전히 지쳤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링크드인에 따르면 젊은 직장인 가운데 32%가 취업 관련 사기에 노출된 경험이 있었다. 링크드인은 “구직시장이 워낙 경쟁적이다 보니 많은 젊은이들이 기회가 너무 적다고 느껴 의심할 여유조차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채용 사기 수법이 최근들어 훨씬 정교해졌다고 지적한다. 채용 제안을 받을 경우 회사와 채용공고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하고, 공식 홈페이지나 공식 이메일을 통해 채용 담당자의 신원을 재확인해야 한다. 특히 면접이나 채용 과정에서 별도 프로그램이나 앱 설치를 요구할 경우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사이버보안 연구자 찰리 켈리는 “이번 사례는 수상한 첨부파일이 붙은 허술한 이메일이 아니었다”며 “피해자는 실제 구글 페이지와 실제 로그인 환경에서 진짜 면접처럼 보이는 과정을 거쳤고, 설치하라고 받은 소프트웨어도 정상 앱처럼 디지털 서명이 돼 있었다”고 말했다.
인디드에서도 유사한 사기가 보고되고 있다. 범죄자들은 구직자들에게 ‘마이인터뷰’라는 이름의 가짜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한 뒤 상대의 계정을 해킹해 돈을 갈취하고 있었다. 이 같은 앱을 설치하면 해커들이 기기 안의 개인정보와 금융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이후 협박이나 금융 범죄에 악용할 수 있다.
인디드는 “인디드 플랫폼의 면접은 모두 브라우저 안에서 이뤄지며 별도의 전용 앱을 내려받을 필요가 없다”며 “면접에 참여하기 위해 앱을 설치하라는 메시지는 정상적인 요청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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