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리뷰스타=전윤희 기자] 어느덧 데뷔 22년 차고, 아이 엄마지만 김희선은 아직도 소녀 같다. 그래서 날라리였던 엄마가 다시 고등학생이 돼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마주하는 조강자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앵그리맘’도 도전이었어요. 감독님은 간단하게 ‘딸에 대한 엄마의 마음으로 진정성 가지고 학교로 간다면 알아서 해주겠다’고 하셔서 같이 손잡고 갔는데 생각보다 일이 커지고 너무 현실적인 얘가 나오면서 어려워지고, 모르는 단어가 나오고…. 뉴스에서만 보던 사건이나 이런 게 제가 하나하나 파헤쳐가는 역할을 했잖아요”“감독님을 처음 뵀는데 그냥 확신이 들더라고요. 감독님 만나러 가기 전에 조사 들어갔는데 범상치 않은 분이시더라고요. 음반도 내시고, 노란 머리에 곰돌이를 껴안고 재킷사진 찍으시고 예명도 있고…. ‘이분 특이하시다’ 했죠. 만나러 갔는데 정말 천재적이셔서 믿음도 갔는데 부담 됐어요”“내일 모레 마흔이 교복입고. 이 드라마 하고 3년간 이민 가야겠다 했었는데 ‘자신 있다고 이런 부분만 잘 살려주신다면 알아서 하겠습니다’하시는데 책임감이 느껴지더라고요. 중간에 기자간담회 하실 때 ‘드라마는 죽어도 강자는 살리려고요’ 말씀 하시는 데 한 번 더 든든하더라고요. 감독님 첫 인상이 믿음도 갔고요” “또 하나는 그냥 감독님이 불안해하시는 거 다 아는데 ‘딸 가진 엄마의 마음 하나는 제가 잘 표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엄마 마음 하나는 자신 있게 한 번 해보겠습니다’라고 생각했고 아이를 낳은 정말 아이 엄마라 해보고도 싶었어요”
각종 학교 폭력 관련 뉴스들이 끊이지 않는 요즘, 직접 나서서 복수를 시행하는 조강자는 통쾌함을 선사했다. 직접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앵그리맘’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꼈다. “일단 역할이 재미있잖아요. 때리고 부수고 욕도 하고…. ‘앵그리맘’ 하면서 스트레스 다 풀었어요. 욕을 했는데 잘했다는 소리를 어디 가서 듣겠어요(웃음) 이렇게 좋은 직업이 어딨어요(웃음)” “개인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많아요. 말보다 행동이 먼저 나간다거나 무대뽀적인 성격 거라거나. 딸 생각하는 부모마음 똑같을 거고…. 저 같으면 더하면 더했지. 강자의 반이 저예요” “리지, 복동(지수 분), 상태(바로 분)한테 저 또한 폭력을 행사한 건데 보시는 분들이 통쾌해해시더라고요. 저 같으면 더했죠. 활동하는 시기라서 제 맘대로 할 수가 없었어요. 그나마 인터넷 없어서…. 성격 되게 비슷해요. 패싸움 안 해본 것도 아니고(웃음). 말보다 행동이 앞섰죠. 어릴 때는 당연히 다 그러지 않나 속상하면 먼저 때리고 보는 거지 ‘얘기 좀 해보자. 그거 안 되지 않아요?(웃음)”
엄마가 교복을 입는다는 다소 판타지 같은 설정이지만 김희선이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앵그리맘’ 최병길 감독이 김희선을 캐스팅하기 위해 한 달 넘게 매달렸다는 이유를 납득할 수 있었다. “부담되죠. 거기 가면 거의 스무 살 차이가 나는 친구들이 있는데 같이 생활하고 한 앵글에 들어가는데 얼마나 부담돼요. 관리 안 하는 게 관리예요. 가만히 누워있는 걸 못해서 차라리 술을 마시고 스트레스를 풀죠. 발효주가 피부에 좋다고 얼마 전에 뉴스에 나왔어요(웃음)” “치마 민망하죠. 요즘 교복이 좀 짧아요? 정말 민망하고 교복을 입고 액션을 또 해야 하잖아요. 구르고 담 넘고 4M 위에서 점프하고…. 복동이, 상태 때려야지, 리지 머리 잡아야지(웃음). 다행히 액션도 교복도 처음인데 감독님이 천재적인 연출력으로 완성시켜 주셨어요” 여기에 14살 나이차가 나는 지수의 사랑을 받으며 러브라인 아닌 러브라인까지 그렸다. 케미도 훌륭해 이루어지길 바라는 시청자들도 많은 연상연하 커플이었다. “징그럽죠~ 애긴데(웃음). 딸 친구가 그러는데 마냥 귀엽고…. 실제로 그러면 혼나죠. 연하남이 대세잖아요. 사실 90년 대 초중반 만해도 드라마에서 연상연하 커플이 나오면 ‘이래도 돼?’ 이랬었어요. 지금은 대세가 되고 유행이 되고 연하남 없으면 능력 없는 그렇게 됐잖아요. 저보다 시청자 언니들이 대리만족 하지 않았을까요? 되게 순수하게 조건 없이 좋아해주는 건 고맙죠”
‘앵그리맘’은 학교 폭력을, 더 나아가 그 뒤에 숨겨진 비리를 적나라하게 그렸다. 지극히도 현실적이었기에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 입장에서 더욱 느끼는 바가 컸을 터. “놀랐어요.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해서까지 집요하게 괴롭히고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쓰고. 육체적으로 괴로운 게 아니라 정신적으로 괴로운 게… 그런 아이들이 지능형으로 변하는데 왜 그런 쪽으로 머리가 발달하는지 모르겠어요. 아이들이 아이들 같지 않고 영악해요. 어른들 세계에 이미 들어와 있어서 아이들 같지 않은 게 좀 아쉬워요. 아이들만의 세계가 없는 것 같아요”“강자보다 더 할 거예요. 사교육 문제는 제가 직면한 문제기도 해요. 청담동에 살고 사교육 다섯 여섯 살 부터 과외 스무 개씩 하는 엄마도 봤고…. 강남 살며 안할 순 없더라고요. 저도 사교육 받으면서 자란 나이인데 피아노 같은 거요. 그게 뭐 나쁜 혜택이나 경험인 것 같진 않더라고요. 아이가 원하는 한에서는 해줘도 된다고 생각해요. 남이 해서 우리 아이와 맞지 않는 무리한 걸 시키는 건 아닌 거 같아요. 이 조차 원하지 않으면 이 동네 있으면 안 돼죠(웃음)” “오히려 아이한테 안 좋은 거 같아요. 너무 많이 해도 문제지만 안 하면 ‘왜 나는 안 하지?, 우리 집에 돈이 없나? 능력이 안 되나?’ 이러면서 가족에 대해 불신이 생기고 스트레스를 받을 거예요. 놀고 싶은데 혼자 집에 와 있으면 그런 따돌림 소외감 느낄 거고 너무 집에만 있는 것도…. 엄마 욕심을 채워서 남의 눈치를 보며 할 필요 없는 거 같고 아이 성향에 맞게 해야죠. 영재로 키우기 위해 하는 건 없어요(웃음)”
22년 차, 김희선은 도도하고 차가울 거란 이미지와 달리 유쾌하고 또 솔직했다. 그야말로 ‘앵그리맘’ 속 조강자 그대로였다. 내숭 없이 솔직한 여배우는 모습은 언제 봐도 사랑스럽다. “내가 신나고 내가 재미있어서. 캐릭터가 아무리 좋고 작품성이 있어도 내가 신나서 하지 않으면 못하겠더라고요. 가만히 앉아서 울기나 하고 수동적인 심심한 역할은 싫더라고요. 내가 신이 나서 할 수 있는 그런 역할?”“이 일을 하고 싶은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건 경험담 아닌 경험담인데, 포장하고 꾸민 건 오래가지 못하더라고요. 제일 오래가고 사랑받는 방법은 자기 자신을 보여주는 거예요. 옛날에 예능에 나와서 인터뷰 할 때만 해도 술 마신다 그러면 욕먹었어요. 여배우 망신 다 시킨다고 언니들한테도 많이 혼났고요. 지금은 털털하고 소탈하고 이렇다고 생각해서 주량을 말하는 친구들도 생겼어요. 요즘은 제 모습 다 보여주고 오히려 더 솔직해진 것 같아요. 그게 살아가기 제일 쉽거든요” (사진=최지연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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