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획재정부는 외화 송금 업무를 취급하는 ‘외화송금업’을 신설하고 핀테크(Fin-Tech) 업체에게도 문호를 개방키로 하면서 그동안 은행들이 처음으로 규제 완화에 반대하고 나섰다.
외화 송금 업무를 독점해온 외국환은행들은 외화로 송금할 때 은행과 중개은행, 국외 현지은행가 5%가량의 송금 수수료를 거둬 왔다. 그러나 핀테크 업체가 외화송금업에 뛰어들어 경쟁이 확대될 경우 이를 낮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영국의 트랜스퍼와이즈의 경우 국내외 현지의 송금 수요를 매칭시키는 방식을 통해 수수료를 은행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은행들은 이같은 기술이 그동안 외화유출과 자금세탁의 수단이 돼 온 이른바 ’환치기‘를 온라인으로 끌어들인데 불과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은행들의 우려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는 격’이다. 이같은 비공식 송금 방식은 중세 시기부터 현금을 장거리 운송하는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써온 전통적인 방식인데다 현재도 은행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개발 도상국 지역에 송금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사용되고 있다.
오히려 공식적으로 등록된 핀테크 기업들이 그동안 불법으로 영업해온 환치기 상들의 수요를 흡수해 이주노동자나 결혼이민자 등 체류 외국인과 한국인 유학생 등 180만명의 송금 비용을 줄이는 대신 자금 세탁이나 외화 유출, 테러 지원 목적의 불법 자금 이동을 철저히 감시, 처벌한다면 규제완화의 순익이 더 클 것이다. 정부 역시 외화송금업에 대한 검사를 기존 금융사와 동일한 수준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핵심은 핀테크 기술의 보급과 그에 따른 경쟁의 심화를 바라보는 은행들의 자세다. 그동안 은행들은 해외로부터 불어온 핀테크 열풍에 마지못해 동참하면서 당장 은행의 고객층 확대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받아들이는 수준에 머물러왔다. 그러나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태도로는 이미 핀테크 기술을 체화하고 경쟁에 익숙해진 해외 금융기관과 알리페이 등 유수 핀테크 기업과의 경쟁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 당장 은행들이 수익성 강화를 위해 진출을 모색하는 동남아나 중국에서 이들과 경쟁해야하는 상황이다. 은행 스스로의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핀테크 기업과의 경쟁을 국내에서부터 시작해야한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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