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역사와 관심하다.(서경훈)여행(旅行)!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을 뜻한다. 우리는 왜 여행을 동경할까? 나를 찾기 위해? 또는 휴식과 회복을 위해? 그렇다면 청소년여행의 목적과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부모들은 “쉽지 않게 보내는 여행” 이다보니 “이왕 간 김에”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여유가 없더라도 가능하면 많은 곳을 방문하고 오기를 기대한다.하지만 인솔경험에 비추어 보면 청소년여행의 목적과 이유는 반드시 기성세대의 기대와 들어맞지는 않는다. 무언가 가시적인 교육적 효과를 얻지 못해 보일지라도 여행의 과정과 순간 자체만으로 그 가치가 인정될 때 청소년이 만족할 수 있는 여행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여유 있고 유연한 태도로 참가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청소년 여행의 교육적인 목표는 자연에 대한 관심, 인간에 대한 관심으로 즉 자연과 인간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그 목표이다. 관심이란 “상대의 진심을 본다.”라는 뜻으로 더 나아가서는 “타인과 교감하고자 한다.”는 아주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의미이다. 자연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생태뿐 아니라, 우리들의 문명도 포함한다. 이러한 생태와 문명에 대해 조화롭고 균형 있게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청소년여행의 첫 번째 목표이다. 여행은 생각의 산파다. 이동을 위해 기다리는 터미널, 함께 걷는 길 위에서 만큼 속내를 드러내며 대화를 나누기에 적합한 곳도 없으며, 학업과 입시로 지친 청소년들이 여유롭게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개인, 가족, 또래그룹, 그리고 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청소년 여행 양대 교육목표 중의 그 두 번째이다. 요즈음은 다양한 테마로 청소년들이 여행을 떠나고 있다. 청소년단체나 학교수학여행 그리고 가족단위 여행도 많이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 중 역사를 테마로 한 여행은 어떤 여행이어야 할까. 여행의 특성상 한 테마를 따로 분류하여 경험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역사탐방을 단위프로그램으로 가정하고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다. 우선 역사교육은 바른 역사관을 심어주는 데에 기초되어야 한다. 즉 역사적 사실을 솔직하고 객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계획하여 내나라 역사를 떳떳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부끄럽다고 하여 은폐하고 왜곡하는 것은 아이들의 머리와 가슴에 선입견만을 심어 줄 뿐 그 어떤 역사 교육적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상식이 아주 중요하게 작용하는 교육영역인 것이다. 이러한 의도에서 시작된 역사교육일 때 비로소 자각적이고 주체적인 시각을 키울 수 있기를, 또 내 나라 역사의 주체가 되어 의롭게 살 수 있기를, 마지막으로 왜 이 사회에 기여하고 공존하며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까지를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역사탐방의 패턴은 어떠해야 할까? 역사 역시 아는 만큼 보이고 관심을 가질 수 있으며 그 결과물로 역사적 사실이나 사물과 교감할 수 있다. 따라서 사전교육이 필요하며 관심을 갖지 못하는 영역을 무리하게 실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즉 아이들이 담을 수 있는 그릇만큼만 시행하는 것이 차후를 위해서도 좋다. 그렇다면 이렇게 어려움이 많은 청소년역사탐방이 꼭 필요한가? 대답은 "절대 그렇다"이다. 역사와의 적극적인 교감을 위해서는 친한 친구가 되어야 한다. 이론 위주의 공부를 통해서는 역사를 펜팔친구로 사귈 수밖에 없다. 실제적인 만남이 있을 때 좀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입에 넣는 음식조차도 최소 15회를 거쳐야 익숙해지고 그 맛을 알기 시작한다는데, 아이들의 삶 속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역사야 오죽하랴. 좀 더 천천히 걷고, 천천히 보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자. 이런 면으로 볼 때 서울성곽탐방 프로그램은 조선의 역사는 물론 대한민국 근대사와 현대 변천사까지를 포괄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우수한 소재이다. 일반적으로 4대문과 4소문을 기준하여 구간을 나누어 탐방을 하고 있다. 전통방식으로 복원하고 있는 숭례문, 시대별 성 쌓는 기술의 변화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장충동길, 24시간 바쁘게 돌아가는 동대문주변 등 서울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도 예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역사 속의 인물들과의 조우도 할 수 있는 곳이다. 백범 김구, 안중근의사, 김중업과 박수근(건축가), 윤동주(시인), 권율장군, 홍난파(음악가) 등등. 정조 때에는 순성놀이라 하여 새벽에 출발하여 저녁 종 칠 때 까지 도성을 한 바퀴 돌아 안팎의 화류(花柳)구경을 하는 놀이를 하기도 하였고, 과거시험을 행했던 때에는 고등문관 후보자가 합격을 기원하며 순성을 했다고 한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도 이 길을 걷고 나면 효험이 있으려나 싶은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일제강점기 도시계획이라는 구실로, 그리고 해방과 한국전쟁으로 인해 더욱 많이 파괴된 성문과 성벽은 1970년대부터 중반부터 복원 중이다. 한 번 잃었던 문화재는 겉모습을 똑같이 복원한다하더라도 그 가치는 원래 상태로 복원할 수 없다. 그래서 더욱 안타까워한다. 이런 이유로 복원과정은 더더욱 주관적 해석을 배제하고 조상의 뜻을 객관적으로 새겨야 한다. 지금은 말끔하게 정돈된 성곽 중 일제 강점기 때 쌓아올려진 돌 축대들이 있었다. 잔재라고 느껴졌을까? 아니면 수치스럽다고 느꼈을까? 파괴사 자체도 우리의 역사로 인정할 수 있는 것이 역사를 바라보는 객관적인 태도가 아닐까?아이들과 함께 여러 차례 이 길을 걸었다. 봄이 다르고 가을이 다르다. 여름은 힘겹고 겨울은 매서운 길이었다. 함께 길을 걸으며 서울의 역사와 함께 도시환경의 보존, 조화로운 개발, 그리고 풍요로운 미래를 위한 즐거운 상상과 대화도 나누어 보았다. 미래는 역사를 이해하고 관심 가지려는 아이들에게 유리하다. 그리고 그 관심을 깊게 갖는 아이가 많을수록 미래가 밝은 사회라고 다시 한 번 다짐한다. 청소년 역사여행을 통해 참가하는 청소년들에게 우리의 역사정체성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마련되기를 기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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