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정부가 메르스(중동호홉기증후군)로 인해 격리된 근로자의 경우 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밝혔지만 아직 해당 사업장과 대상자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실업급여자와 직업훈련생도 메르스로 격리되면 격리기간을 구직기간으로 인정해주기로 했지만 이들 또한 지원 대상자를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메르스 사태를 지휘할 컨트롤타워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에 이어 메르스 긴급 지원대책을 스스로 밝혀놓고도 그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기만 하는 정부라는 질타가 다시 거세지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달 초 메르스 확진을 받거나 의심 증상으로 격리된 근로자에게 기업이 유급휴가를 줄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근로기준법상 질병, 전염병의 경우 연차휴가를 주도록 돼 있지만 유급으로 병가를 주는 기준은 없는 상황이다. 1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대기업 등 일부 기업은 취업규칙에 관련 규정을 담고 있지만 유급 병가가 명시돼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이에대해 고용부는 메르스로 격리된 근로자의 생계보호를 위해 휴무 시 가급적 유급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사업장에 권유하고 있다.

문제는 격리 대상자 중 병가 상태인 근로자가 누구인지조차 파악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해당 근로자를 지원하려면 사업장에 이름, 소속 등 개인정보를 알려줘야 해 개개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적지 않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지원 대상 근로자도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이들의 동의를 받는 과정까지 거쳐야 해 이들이 유급휴가를 받으려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뒤늦게 대상자의 신청을 받더라도 유급휴가는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이라 사업장으로부터 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데다 비정규직 등은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크다.

고용부 관계자는 “보건 당국에서 자가 격리자를 관리하고 있어 아직 해당 근로자 명단은 없는 상태”라며 “보건소 전담자가 하루에 두 번씩 전화해 근로자 여부를 파악한 뒤 본인이 동의하면 해당 회사에서 사후처리토록 권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메르스로 격리된 실업급여자와 직업훈련생도 그 기간을 구직기간으로 인정받아 지원금을 받는데 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역시 대상자가 누구인지 파악이 안 됐기 때문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격리 기간에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은 경기도 평택 1명이지만 해당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확인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