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이완구 전 총리, 홍준표 경남지사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할 무렵 부터 수사팀 및 수사 지휘라인에 ‘이상 기류’가 생겼다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발단은 여당 대표 경선 당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측으로부터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었다.
일부 수사진은 홍 지사측이 다양한 인맥을 동원해 돈 전달자로 알려진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 등의 진술을 홍 지사에게 유리하게 바꾸려고 조직적으로 움직였음을 들어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강하게 피력했으나 검찰 수뇌부가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처리 관례 등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문무일 팀장도 일부 수사진의 ‘홍 지사 구속영장 청구’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판단해 신중한 검토를 거쳐 상부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견 차이는 있었어도 과거 한보사건때처럼 고성이 오가거나 극심한 갈등으로 비화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법조계 한 인사는 “문 검사장이 2~3주전 피로감을 보인 적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검찰 수뇌부가 정치권의 외풍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 검찰 수뇌부는 특수수사에 발군의 실력을 가진 베테랑들이지만 박근혜 정부의 상당한 검증절차를 거쳐 임명됐기 때문에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사법처리에 강한 의지를 갖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일부 간부는 요직 발탁 직전 매우 이례적인 행보를 보여 청와대의 부정적인 인식을 씻기도 했다”고 전했다.
특수수사에서 잔뼈가 굵은 한 법조인은 “핵심 금품 공여자가 사망했고 남은 리스트 6인에 대한 수사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기에 더더욱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를 통해 강한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었다”면서 “억대의 자금 수수에 증거인멸 정황까지 포착됐으니 구속 수사는 상식이었는데, 검찰의 최종 판단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법조인은 “만약 수뇌부가 외풍차단을 하지 못했다면 큰 문제”라면서 “검찰 수뇌부에 까지 올랐으면 됐지, 더 무엇을 바라는가”라고 아쉬워했다.
수사팀은 성 전 회장의 사망 직후 많은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단계적으로 수사하겠다”며 이 전 총리와 홍 지사를 제외한 6명의 인사들에게 대비할 시간을 벌어줬고, 6인의 의혹과 관련해 ‘수사의 ABC’라고 할 수 있는 압수수색과 출국금지 등 조치도 수사팀 출범 40여일이 지나도록 하지 않았다.
수사기법과 속도 등에서도 수사팀이 초심과는 달리 미온적이고 느리며 치밀하지 못하게 진행되는 기류가 감지되는 것도 수뇌부와 수사진 간 모종의 삐걱거림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 된다.
수사 실무진들이 ‘황소바람’ 같은 외풍을 맞아가며 국민 의혹을 불식시키겠다는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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