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좀체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임산부 확진환자가 나오는등 11일 오전 8시 현재 환자수가 100명을 훌쩍 넘어섰고 사망자도 잇따르고 있다. 진정국면 전망도 여전하지만 확진 환자 증가로전용병실과 병원이 추가되면서 되레 전선이 넓어지는 양상이다. 한국-WHO 합동평가단까지 총출동했지만 메르스 사태는 여전히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건당국은 메르스 확산 차단을 위해 ▷메르스 방역망 강화 ▷중앙정부와 지자체, 의료기관간 정보 공유 ▷국민의 인식변화 등을 중심으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들 3대 키워드가 ‘메르스와의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철저한 방역망 구축=10일 복지부는 전국 3000여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만 15세 이상 폐렴 환자 4만명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 폐렴 증상을 보이는 메르스 확진 환자를 찾아내기 위해서다. 이는 숨겨진 확진 환자를 찾아내 메르스의 전국 확산을 차단하는 선제적 대응책이다. 복지부는 70대 여성 등 3명의 환자를 찾아냈다. 통계가 집계되면 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또 이날부터 메르스 확진자와 의심 환자, 일반 환자가 각자 다른 병원에서 진료토록하는 ‘분리형’ 의료 체계 도입했다.그동안 메르스 감염자와 일반인이 같은 병원에서 뒤섞여 있으면서 메르스가 전파된 만큼 이들간 벽을 만들어 메르스 확산을 차단하겠다는 포석이다.

우선 음압격리실에서 중증 확진 환자를 진료하는 대학병원급 ‘치료병원’ 16곳과 중증 의심환자를 진료하는 병원급 ‘노출자 진료병원’ 32곳을 별도 운영한다. 또 메르스에 노출되지 않은 일반 환자들은 각 지역별 200여곳의 ‘안전 병원’에서 진료 받으면 된다.

복지부는 또 전국 535개 응급실 가운데 237개를 메르스 의심환자를 진료하는 선별진료소로 전환, 진료과정에서 발생하는 메르스 감염을 차단하기로 했다. 핸드 위치정보를 활용한 관리대상자 추적 관리 시스템도 복지부가 메르스 확산 차단을 위해 선택한 비장의 카드다.

▶병문안 자제 등 국민인식 전환=대전 을지대병원에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A환자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간 사실을 숨긴채 병원 4곳을 돌아다녔다. 이 환자는 보건당국의 자택 격리 통보에도 4일동안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병의원 여러곳을 찾다가 메르스 진단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결국 해당 환자가 진료 받은 병원 2곳을 폐쇄한 데 이어 접촉했던 의료진과 이웃 주민, 택시 기사 등 20여명을 자택 격리시켰고, 지역 사회는 메르스 공포에 휩싸였다.

과연 양심불량 메르스 환자가 A씨 뿐일까가 문제다. 이들은 메르스 감염 사실을 숨긴채 병원 여러 곳을 전전하며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확진 판정을 받아 보건당국으로부터 격리 통보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골프장을 찾거나, 막무가내로 귀가함으로써 마을 전체를 격리 대상으로 몰아 넣는 경우도 있다.

이뿐 아니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음에도 감염 사실을 숨긴채 불특정 다수가 찾는 쇼핑시설이나 식당, 대중교통 등을 이용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일부 환자의 부도덕한 행동과 함께 남녀노소 구부없이 찾아가는 병문안 문화도 메르스 감염을 확산시키는 원인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메르스 확산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국민적인 협조가 절실하다”면서 “이제는 국민 스스로 메르스 감염 예방수칙을 지켜 성숙한 국민의식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중앙정부ㆍ지자체ㆍ의료기관 간 정보공유=10일 정부세종청사 복지부 회의실에선 복지부와 시ㆍ도 보건국장들이 모여 지자체와의 정보 공유를 늘리고 공동대응 체계 강화를 논의하는 긴급회의를 가졌다. 이날 복지부는 메르스 노출자와 격리 대상자 명단을 수시로 갱신하고 이를 전국 요양기관에 실시간 제공하기로 했다. 복지부-지자체-의료기관 등이 정보공유를 통해 메르스를 신속히 퇴치한다는 전략이다.

복지부는 또 의료기관과의 메르스 정보 공유를 위해 메르스접촉자 조회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전국 어디서나 온라인으로 특정 환자의 메르스 접촉자 여부와 문진 기록 등 메르스 관련 정보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만든 게 특징이다.

복지부는 의약품 처방ㆍ조제시 병용금기, 연령금기 등 의약품 안전성관련 정보를 의사와 약사에게 실시간 제공하는 DUR 시스템도 가동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각지역 요양병원 등은 메르스 접촉자 조회시스템을 통해 메르스 환자 접촉 여부를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해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복지부가 최근 오픈한 메르스 포털도 각 지자체와 병원 등과 메르스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든 소통의 창구중 하나다. 메르스 포털엔 콜센터 전화번호, 메르스 발생 현황, 메르스 관련 자료, 일반인 유의사항, 의료기관 메르스 대상자 조회시스템 안내 등의 메뉴가 있다. 지자체-의료기관 등과 이중삼중의 정보 공유를 통해 메르스의 확산을 막겠다는 게 복지부의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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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최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