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상현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스텐스’는 명확하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같이 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유 원내대표에 대해 “정부와 여당을 뒷받침하는 정치가 아니라 자기를 위한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 명확히 규정했다. 지난 25일 국무회의에서 내놓은 격정 발언을 통해서다.
박 대통령과 유 원내대표의 관계는 언제, 어디서부터 완전히 꼬인 걸까. 지난 2월 유 원내대표는 취임 후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야당으로부터는 여당 원내대표로서 ‘최고의 명연설’이라는 칭송을 받았다. 청와대에서는 이 때 유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과 정반대의 시각을 드러내면서 신뢰관계가 완전히 무너지는 계기가 됐다고 보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또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 도입 공론화를 주장하면서 정부 외교ㆍ안보 정책도 비판했다.
그러던 중 공무원연금개혁 협상에서 보여준 유 원내대표의 태도가 박 대통령에게 “유 원내대표가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줬다고 한다.
또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시’에 이어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통제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에 합의했고, 1호 개혁과제인 공무원연금 개혁안마저 박 대통령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으로 처리되자 대통령의 임계점을 건드렸다는 설명이다.
특히 국민연금 연계에 대한 청와대의 ‘월권’ 비판과 조윤선 정무수석의 사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위헌소지가 있다”고 지적했음에도 유 원내대표가 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대응한 것이 박 대통령 마음이 떠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더구나 지난달 28일 국회법 개정안 처리 상황을 놓고 유 원내대표가 청와대와 진실공방을 벌이는 듯한 행동을 취한 것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유 원내대표가 진실을 가리고 거짓말을 한다는 인식을 박 대통령에게 심어 준 것 같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5일 국무회의에서 자신이 직접 작성한 발언록을 읽어 내려가면서 “자기의 정치 철학과 정치적 논리에 정치를 이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유 원내대표를 ‘배신자’라고까지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이런 인식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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