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2달 단기임대 수요 늘어나면서 새 트렌드로 -보증금 없는 월세, 금방이라도 집 바꿀 수 있어 선호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1. “7~8월 사이엔 신촌 로스쿨 학원에 다니면서 특강을 듣는데, 2개월짜리 단기 원룸 계약도 마쳤어요.”

인하대에 다니는 심영진(25ㆍ가명) 씨는 이달 초 서대문구 창천동에 있는 전용 16㎡(5평)짜리 원룸을 구했다. 인터넷을 통해 원룸을 물색했고 직접 근처 부동산을 찾아 계약했다. 계약조건은 매달 60만원을 내고 2개월을 사는 것.

서울지역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초단기임대가 성행하고 있다. 학원이나 고시 등 특정 초단기 수요와 맞아떨어지면서 1~2달씩의 초단기임대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이다. 사진은 서울 삼성동 빌라촌 전경, 연세대 인근 신촌 하숙촌 전경, 흑석동 중앙대 앞의 월세게시판.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서울지역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초단기임대가 성행하고 있다. 학원이나 고시 등 특정 초단기 수요와 맞아떨어지면서 1~2달씩의 초단기임대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이다. 사진은 서울 삼성동 빌라촌 전경, 연세대 인근 신촌 하숙촌 전경, 흑석동 중앙대 앞의 월세게시판.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그는 “본가는 인천인데 학원이 있는 신촌까지 오가는 시간을 고려하면 두달 월세는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두달만 살고 나갈 수 있는 원룸이 있는지를 몰라서 애초엔 월 10만원짜리 고시원에 들어갈 생각이었지만, 이왕 공부할 김에 좋은 환경을 선택했다”고 했다.

#2. “120만원짜리 원룸은 진작에 다 나갔대. 지금 남은 집은 두달 사는데 다달이 150만원은 줘야한다는데, 무지 비싸다. ○○엄마도 올라와, 반으로 나누자.”

서울지역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초단기임대가 성행하고 있다. 학원이나 고시 등 특정 초단기 수요와 맞아떨어지면서 1~2달씩의 초단기임대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이다. 사진은 서울 삼성동 빌라촌 전경, 연세대 인근 신촌 하숙촌 전경, 흑석동 중앙대 앞의 월세게시판.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서울지역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초단기임대가 성행하고 있다. 학원이나 고시 등 특정 초단기 수요와 맞아떨어지면서 1~2달씩의 초단기임대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이다. 사진은 서울 삼성동 빌라촌 전경, 연세대 인근 신촌 하숙촌 전경, 흑석동 중앙대 앞의 월세게시판.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단기 월셋집을 구하던 유모(47ㆍ여) 씨는 이미 저렴한 방은 다 나갔다는 중개업자의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대전에 살고 있는 그는 올해 수능을 치르는 맏아들이 방학동안 서울에서 지낼 집을 찾았다. 대치동 학원 방학특강을 보내 짧은 기간 성적을 조금이라도 더 높이는 게 그의 계획이다.

유 씨는 “주변에서 유난 떤다는 핀잔도 듣지만 대전에선 방학 두달만이라도 서울에서 공부시키겠다는 엄마들이 많다”며 “아들하고 같은 학교 다니는 친구 엄마를 설득해서 월세 부담을 낮추려고 한다”고 했다.

2~3개월 ‘단타’로 거주하고 떠나는 초단기임대주택이 서울 전역으로 퍼지는 모습이다. 90년대부터 강남구를 중심으로 ‘외국인 렌털’로 시작됐던 단기임대가 이제는 곳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활성화된 것이다.

서울지역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초단기임대가 성행하고 있다. 학원이나 고시 등 특정 초단기 수요와 맞아떨어지면서 1~2달씩의 초단기임대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이다. 사진은 서울 삼성동 빌라촌 전경, 연세대 인근 신촌 하숙촌 전경, 흑석동 중앙대 앞의 월세게시판.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서울지역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초단기임대가 성행하고 있다. 학원이나 고시 등 특정 초단기 수요와 맞아떨어지면서 1~2달씩의 초단기임대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이다. 사진은 서울 삼성동 빌라촌 전경, 연세대 인근 신촌 하숙촌 전경, 흑석동 중앙대 앞의 월세게시판.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부동산 정보업체 FR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강남 3구를 포함한 서울 11개 자치구의 월세시장에서 보증금 없는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 3월 기준으로 10.4%다. 특히 강남구는 18.3%로 이 비중이 가장 높고, 송파구(12.3%)와 서초구(10.9%)도 높게 나타났다.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보증금 없는 월세 상당 부분은 단기임대다. 소득수준이 높은 강남권이나 원룸이나 고시원이 많은 구로와 관악구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단기임대가 임대시장에서 차지하는 파이가 커지는 것은 임대인(집주인)과 임차인, 단기임대 수요자의 요구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금리가 거의 0%에 가까워지면서 꾸준한 임대수익을 희망하는 집주인들은 임대사업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면서 수익률 극대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다. 동시에 임차인들은 주거비 부담을 덜면서 필요에 따라 거주지를 금세 바꿀 수 있어 좋다는 것이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서 8년째 4층짜리 원룸주택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61) 사장은 “여기는 대학 주변이라 학기중에만 월세 수요가 몰리고 방학땐 빠지는 단점이 있었는데 작년 여름부터는 두달 정도, 짧으면 한달씩 단기임대를 주고 있다”며 “18㎡ 짜리 방은 장기임대의 경우 매월 55만원인데, 단기임대로는 5만원 더 받고서 공실을 줄이고 수익률도 조금 더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강남에서는 아예 단기임대를 노리고 오피스텔 여러 실을 매입하는 경우도 목격된다. 강남은 단기임대 수요가 연중 풍부한 곳이기 때문에 임대사업 여건이 상대적으로 낫기 때문이다.

역삼동 건우공인 박도원 실장은 “학생부터 직장인들, 유흥업소 종사자들까지 계층은 대중없어서 단기임대 수요와 공급이 2~3년 사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익명을 원한 신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요즘은 다소 줄기는 했으나, 한국으로 원정성형을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브로커 소개로 1~2달씩 주변 오피스텔 살면서 회복기를 갖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보증금이나 권리금 부담 없이 1~3개월치 점포 임대료를 한꺼번에 내는 소위 ‘깔세’(선납형 단기임대)도 틈새 단기임대로 분류된다. 건물주 입장에선 임차인을 못 구해서 공실을 유지하는 것보단 짧게나마 수익을 거두는 게 훨씬 이득이기 때문이다.

노원구에 3층짜리 상가건물을 가진 성모(51) 씨는 “올해 초 휴대전화 판매점이 떠난 1층 10평(33㎡)짜리 점포자리를 무보증금, 월세 100만원에 2개월째 단기임대를 준 상태”라며 “제대로된 임차인이 들어오면 바랄게 없지만, 당장은 빈 공간을 놀리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했다.

임차인의 경우 일시적인 목적에 따라 임대수요를 구하는 게 대부분이다. 특히 ‘교육적 목적’의 수요가 두드러지는데, 이는 특정 지역으로 연결된다. 소위 ‘고시생’들이 로스쿨ㆍ의학전문대학원이나 회계사ㆍ공무원 학원이 밀집한 신촌이나 노량진으로, 초중고생이 보습학원이 모여있는 대치동으로 몰리는 게 대표적이다.

1년 이상 월세 계약을 맺은 상태인 세입자가 일시적으로 집을 비우는 기간을 이용해서 재임대를 놓는 사례도 있다. 주로 3개월 가량 방학이 있는 대학가에서 주로 목격되지만, 집주인의 동의가 없이 세입자 임의로 이뤄진 재임대는 불법이다.

서울 4년제 대학을 다니는 이윤주(26) 씨는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름방학을 앞둔 5월이나 겨울방학 직전인 11월부터 ‘방학동안 집 사실 분 구합니다’라는 내용의 글이 수십건씩 올라온다”며 “대개 방학동안 어학연수나 배낭여행을 떠나는 학생 세입자들이 스스로 단기 세입자를 구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