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지지율 급전직하 국면에 맞닥뜨렸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긍정평가한 수치는 29%로 박 대통령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한 걸로 나타났다. 이는 연말정산ㆍ증세논란이 불거져 정부의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었던 올 초의 지지율과 같은 수치다. 메르스 종식이 더뎌질 경우 레임덕을 피할 수 없을 걸로 우려된다.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은 6월 셋째주(16~18일)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등에 관한 설문 결과, 박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긍정평가한 비율은 29%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지난주보다 4%포인트 내려 앉은 것이다. 부정평가는 61%로 전주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응답률 18%,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를 한것이다. 갤럽 측은 “직무 긍정률 29%는 취임 이후 최저치로, 연말정산ㆍ증세 논란이 일었던 올해 1월 넷째주와 2월 첫째주에 이어 세번째”라고 설명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세대별 긍정ㆍ부정률로, 50대는 긍정률 40%, 부정률 49%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의 고정팬 층이 많은 걸로 여겨졌던 50대가 2주 연속 부정률이 긍정률을 앞섰다고 갤럽 측은 전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ㆍ경북 지역에서도 부정률이 긍정률을 앞선 걸로 조사됐다. 2월 둘째주(긍정 44%, 부정 53%)이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부정 평가한 사람(606명)은 그 이유로 ‘메르스 확산 대처 미흡’(3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다’(12%), ‘리더십 부족ㆍ책임 회피’(12%), ‘소통 미흡’(11%) 등의 순이었다.
갤럽은 메르스 사태가 3주째 박 대통령의 직무 평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걸로 봤다. 갤럽 관계자는 “이번 주에는 대전ㆍ세종ㆍ충청(36%→23%), 대구ㆍ경북(55%→41%), 부산ㆍ울산ㆍ경남(41%→29%)에서 직무 긍정률이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는데, 메르스 확진ㆍ사망 또는 경유 병원이 추가로 또는 타 지역에 비해 늦게 나타난 곳들”이라고 했다.
정당지지도는 새누리당은 40%로 지난 주와 동일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3%포인트 상승한 25%로 나타났다.
한편 메르스와 관련, 감염이 ‘우려된다’고 답한 비율은 62%로 나타났다. 6월 첫째주에 67%였던 수치는 전주엔 54%로 감소하는듯했으나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사망자수와 확진자 발생ㆍ경유 지역이 늘어남에 따라 불안감도 증폭된 걸로 분석된다. ‘별로 우려되지 않는다’는 27%, ‘전혀 우려되지 않는다’는 10%였다.
향후 메르스 상황 전개에 대해서도 42%가 ‘수일내 진정될 것’이라고 답했고, 46%는 ‘더 확산될 것’이라고 밝혀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