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아이들이 클수록 맛볼 수 있는 생선 부위가 줄어드는 느낌이다. 첫째가 태어나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가시 없는 등살을 포기했다. 둘째가 태어나고 등살을 피해 아빠가 먹는 꼬릿살에 아이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이마저도 먹기 어려워졌다. 등살, 꼬릿살 모두 다 떼어주고 남은 머릿살, 가시를 빼기 어려운 뱃살 등이 아빠 차지.

그나마 일반 생선의 경우 그렇다. 갈치가 나오는 날은 아빠로서는 더 처참해진다. 아이들에게 생선 가시를 발라 주면서 가시에 붙은 살을 먹는 게 고작이다.

요즘 갈치 가격이 지난해보다 25%나 올랐다고 한다. 아빠로서는 갈치 맛을 보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얘기일 수 있다. 하루 정도 아이를 피해 갈치를 듬뿍 먹고 싶다면, 남대문 갈치조림 골목을 찾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아침밥 먹을 곳을 찾다가 우연히 방문하게 된 남대문 갈치골목. 갈치조림을 판매하는 식당이 줄을 이루고 있었다.

아침 6시부터 영업을 한다는 한 식당에서 갈치조림을 시켰다. 길가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모습이 약간 위험해 보이기도 했지만, 워낙 맛있게 보였다. 제일 먼저 3가지 반찬과 간장이 함께 담기는 반찬세트와 김이 나왔다. 여기까지는 약간 실망 모드. 8000원이라는 가격이 비싸게 느껴졌다.

하지만 곧 반전이 시작된다. 밥과 계란찜이 차례대로 나왔고, 4조각의 갈치부침이 나온다. 그리고 식탁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자작자작하게 익은 갈치조림이다. 무와 함께 양념이 골고루 베어 한 눈에 봐도 군침을 돌게 했다.

갈치조림에는 3조각의 갈치가 올라가는데, 갈치부침과 함께 총 7개 조각의 갈치를 먹을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올해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먹은 갈치보다 많은 양이다. 풍부한 양에 ‘혹시 갈치가 수입산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간판에 큼지막하게 ‘국산갈치조림’이라고 적어놨다.

물론 비싼 생물 가치는 아니고 냉동갈치를 쓰고 있는 것 같았다.

갈치조림, 갈치부침 모두 맛있었다. 갈치조림도 맛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사이드 요리로 나온 갈치부침이 더 맛있었던 것 같다. 갓 요리해서 바싹바싹함 남아 있고 속에는 육즙이 느껴지기도 했다. 메인 요리인 갈치조림도 전반적으로 맛있었지만, 조리 과정에서 작은 한 숟가락 정도 들어가는 ‘하얀 가루’가 심리적인 맛을 흐렸다. 아마도 설탕이나 조미료이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래도 8000원의 가격에 8조각의 갈치를 조림과 부침으로 나눠서 맛볼 수 있는 것에 대한 고마움이 조금 더 크게 느껴졌다.

갈치고픈 아빠들의 힐링 타임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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