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디올’ 한국서 대규모 전시회 ‘에스프리 디올-디올 정신’

드레스·영상등으로 만나는 디올 70년史 한국 작가들과 콜라보 환상의 ‘케미’ 8월25일까지 DDP서 무료로 전시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디올의 빈티지 드레스 200여점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걸렸다. 다이애나비, 엘리자베스 테일러, 마릴린 먼로가 입었던 드레스부터, 바로 한달 전 깐느 영화제에서 배우 샤를리즈 테론이 입었던 노란색 드레스도 나왔다. 디올이 1980년대부터 경매 등을 통해 수집한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디올 컬렉션이다.

디올이 ‘에스프리 디올-디올 정신’이라는 타이틀로 한국에서 대규모 전시회를 열었다. 1948년부터 2015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70년에 가까운 패션하우스 디올의 역사를 예술 작품들과 함께 ‘예술’로 버무린 전시다. ‘에스프리 디올’이라는 타이틀로 디올이 패션 전시를 선보이는 것은 2013년 상하이, 2014년 도쿄에 이어 올해 한국이 세번째다.

이번 전시는 지난 17일 강남구 청담동 ‘디올 서울 부티끄(하우스오브디올)’ 오픈을 기념해 동시에 개최된 이벤트이기도 하다. 매장 오픈에 맞춰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이하 LVMH) 회장이 한국을 전격 방문, 유통업계 대표들과 만나는 등 디올은 아시아 패션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 시장에 각별히 공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20일부터 오는 8월 25일까지 DDP에서 무료로 진행되는 ‘에스프리 디올’은 디올의 마케팅과 상관없이 꽤 볼 만한 전시다. 특히 패션과 미술에 관심있는 사람들의 흥미를 끌 만한 요소들을 전시장 곳곳에 촘촘하게 배치해 놨다.

그 중에서도 한국 작가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이 두드러진다. 서도호, 이불, 김혜련, 김동유, 박기원, 박선기 등 한국 작가들과의 콜라보레이션 결과물은 디올과 최상의 ‘케미’를 이뤘다. 각각의 작가들이 그동안 선보였던 작업 방식을 이어가면서 디올이라는 꿈과 욕망의 결정체를 예술로 승화시켰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집속의 집’을 선보여 대중에 이름을 각인시켰던 설치미술가 서도호는 파리 몽테뉴가의 하우스오브디올 구조물을 비슷한 방식으로 제작해 선보였다. 이불 작가는 메탈릭한 샹들리에 형태의 설치물을 청담동 부티끄 1층 매장과 전시장에 내놨다. 디올 쟈도르를 형상화한 박선기 작가의 금빛 비즈 샹들리에 작품은 금빛으로 빛나는 누드 실크 시폰 드레스들과 함께 궁극의 화려함을 구현했다.

전시에서는 1940년대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ㆍ1905-1957) 시대부터 입생로랑, 장 프랑코 페레, 존 갈리아노, 라프 시몬스까지 디올의 역대 디렉터들의 의상을 시대별로 볼 수 있다. 2세기에 걸친 복식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칵테일 드레스, 이브닝 드레스, 턱시도 드레스, 뷔스티에 데이 드레스 등 디올의 정신을 구현한 다양한 형태의 드레스들이 디지털 영상을 배경으로 극장같은 무대를 장식했다.

또 1920년대 갤러리를 운영하던 청년 디올이 당대 동년배 예술가들과 교우하며 어떻게 패션에 예술을 접목했는지도 한눈에 볼 수 있다. 달리와 함께 만찬을 즐기는 모습이라든지, 피카소 전시회를 20세기 아방가르드 작가 만 레이가 찍은 사진 등도 소소한 볼거리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살바도르 달리, 피카소, 잭슨 폴록, 장 콕토, 스털링 루비 등의 예술가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탄생한 드레스들은 발길을 오래도록 붙잡아 둔다.

김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