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삼성과 SK는 별개, 확대 해석 마라”

합병 불발 땐 국민연금도 손해…반대하지 않을 전망 지배적

[헤럴드경제=손수용 기자] 국민연금이 SK C&C와 SK의 합병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에 대해 어떤 의견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SK와 삼성의 합병조건과 비율,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사안을 구분해서 봐야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은 24일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열고 SK C&C와 SK의 합병 등 임시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해 심의하고 양측의 합병 건에 대해 반대하기로 했다.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는 합병의 취지와 목적에 대해서는 공감하나 합병비율, 자사주소각시점 등을 고려할 때 SK의 주주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반대 의사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이 SK C&C와 SK의 합병에 반대 의견을 결정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건으로 이동하고 있다. 다음 달 17일 주주총회를 앞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건에서 삼성의 우호 지분은 삼성계열사 및 특수관계인 지분 13.8%와 KCC 지분 5.96%를 합한 19.8%인 반면 이번 합병의 최대 암초인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의 지분율은 7.12%다. 국민연금(10.15%)을 포함한 국내 기관투자자 지분(21.5%)을 삼성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하면 합병 찬성표가 41.2%까지 늘어나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이번 합병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김성민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안건은 위원회에 아직 회부되지 않아 거론하기 이르다”며 “시장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안건으로 올라온다면 주주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삼성물산 합병과 SK합병은 별개 사안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수익률 면을 고려한다면 합병 반대 의견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의 지분 10.15%를 보유한 동시에 제일모직의 지분도 약 5%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두 회사간의 합병이 무산될 경우 악재로 작용하며 국민연금의 투자 수익률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 합병과 삼성물산 합병은 근본적으로 구조가 달라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더욱이 수익률을 생각한다면 합병 무산은 주가하락 등으로 이어져 국민연금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합병 관련 의결권 행사는 국민 연금이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내부적 지침을 통해 적극적으로 행사해 오고 있었다”며 “문제는 이번 SK 합병 건이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처럼 사회적 파장이 크고 민감한 안건들이 늘어나면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국민연금의 판단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