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웹툰으로 꼽히는 ‘신과 함께’가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신과 함께’는 과도한 회식으로 술병을 얻어 세상을 떠난 김자홍이 49재 동안 7개 지옥에서 재판을 받는 과정을 그렸다.
뮤지컬은 바닥에 깔린 LED(발광다이오드) 화면 속 날름거리는 지옥불 등 화려한 무대와 기침 후 “(메르스)아닙니다. 열은 없어요”라는 풍자적인 대사 등으로 무대화의 매력을 십분 살렸다. 여기에 평범한 소시민 김자홍이 이승에서 부모 가슴에 못을 박은 죄, 불의를 알면서도 눈감은 죄 등을 심판받고 뉘우치는 모습을 통해 감동을 선사한다.
‘신과 함께’에서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무대다. 바닥 위에는 지름 17m에 달하는 거대한 바퀴 모양의 무대가 경사지게 놓여있다. 이 원형 무대는 이승의 죄를 상징하는 신문지로 덮혀있다. 바닥의 LED 화면은 저승차사가 지팡이로 내리치면 물감처럼 번지기도 하고, 독사지옥을 지날 때는 뱀이 기어다니는 모습을 표현한다. 무대 3면에는 죽은 자의 노잣돈인 지전(紙錢)을 수없이 늘어뜨려 저승의 느낌을 살렸다. 무대 바닥에서 솟아오르는 지옥열차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헬벅스, 김밥지옥, 구글을 패러디한 저승의 검색창 주글(Joogle) 등 이승 패러디도 깨알같은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기침하는 김자홍에게 변호사 진기한이 “혹시”라고 묻자 “아닙니다. 열은 없어요” 대답하는 장면에서 천여명의 관객들이 일제히 손벽을 치며 웃음을 터트렸다.
관객들은 박장대소를 하는 와중에도 저승에 온 사람들이 업보를 치르는 모습에 날카로운 일침을 맞는다. 저승 중심부를 관통하는 삼도천을 지날 때 조폭 조직원에게는 오리배, 조폭 두목에게는 튜브가 주어진다. 조폭 두목은 “이승에서는 돈도 많고 힘도 있었지만 저승에서 배 한척 못사는 신세”라고 넋두리를 한다.
이승에 있을 때 소심해서 남에게 서운한 말 한마디 못하고 ‘무골호인’으로 불리던 김자홍은 제5관문인 발설지옥을 무사 통과하게 된다.
이처럼 웃음과 감동을 담은 원작 스토리 위에 혼령들의 춤사위 등 볼거리가 더해져 3시간이 지루할 틈 없이 흘러간다. 하지만 록, 재즈, 보사노바, 발라드 등 다양한 종류의 노래가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곡이 거의 없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 1일 개막 공연이 끝난 뒤 일부 관객들은 “완성도가 높다. 원작과 싱크로율이 100%”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웹툰 원작자인 주호민 역시 블로그에 “기대 이상으로 대단했습니다. 눈물도 몇번 흘렸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인터미션과 공연이 끝난 직후 주호민 작가에게 관객들의 사인 공세가 이어져 원작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서울예술단이 제작한 ‘신과 함께’는 오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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