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은 ‘전력의 미래’를 통해 글로벌 전력산업은 신재생, 에너지효율 중심의 저탄소화가 진행 중에 있으며 이에 따른 전력 원가상승과 투자자의 이익 감소가 두드러진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제시하고 있다. 보고서는 미래 전력산업이 전통적인 산업구조에서 탈피, 신기술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포함한 유연한 산업구조로 변화해야 하지만 일정기간 시장의 가격신호보다 정책 지원에 의한 인센티브가 투자자들에게 보다 큰 유인책이 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급변하는 에너지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을 위해 고심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가 국정과제로 선정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에너지신산업 육성’의 중심에는 전력산업이 있다. 에너지신산업은 기존 에너지시스템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발전과 미래 경쟁력을 창출하기 위한 솔루션이기 때문에 공급자나 수요자 모두에게 의미가 있다.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인 국내 전력산업에 있어 에너지신산업 육성은 기후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혁신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주목할 점은 에너지신산업 활성화 이행에는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은 다수의 신기술이 채용되기 때문에 사업 초기에 많은 자원과 비용이 수반된다는 것이다. 또 신재생발전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는 한편, 이윤을 떠나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위한 투자를 고려해야 하는 상충된 고민도 필요하다. 에너지신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한국전력 등 공공부문이 협력해 마중물과 같은 시장기반 조성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마중물 역할에 대한 좋은 사례는 최근 한국전력이 모잠비크에서 수행하기로 한 마이크로그리드 전력공급 시스템 시범사업이다. 모잠비크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은 아프리카에서 에너지자립 전력시스템 구축을 위한 최초 사업이라는 점에서 에너지신사업창출과 해외시장개척을 위한 마중물 역할로 갖는 의미가 크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12월 나주 혁신도시로 이전한 이후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을 비전으로 하는 에너지밸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나주 이전이 단순한 사옥의 물리적 이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상생의 생태계 조성을 도모코자 하는 새로운 가치로 이전됨을 의미한다. 사람과 기술 그리고 기업 성장을 포괄하는 에너지밸리는 지역적 한계를 넘어 에너지 전후방사업간 상생을 도모하는 일종의 가치 플랫폼이며 이러한 생태계 하에서 한국전력은 국가 에너지신산업 시장조성을 위한 플랫포머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지역과의 시너지 창출, 강소기업 유치, 산학연 R&D투자와 에너지 전문인력 양성 등을 내용으로 하는 에너지밸리 구축 계획은 정부 24개 국정과제 중 하나인 에너지신산업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편으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조화롭게 충족시키며 협력이 병행돼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어 많은 어려움도 예상된다. 관련 기업과 학계, 지자체를 비롯해 정부가 함께 지혜를 모아 주어진 도전에 슬기롭게 응전하기를 기대한다. <김락현 한전경제경영연구원장>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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