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잔액 대출활용 억제 가계부채 줄일 것“…”지원대책 없는 규제로 업계 고사“ 의견 갈려

최근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이 서민 생활 향상과 지역 발전이라는 상호금융의 정체성을 살리는 지원 대책은 빼놓은 채 영업 규제에만 치중하고 있어 가계부채 억제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상호금융의 고사만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발표된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 관리 방안 중 상호금융권 관련 내용은 크게 주택담보대출 이외의 대출 규제 강화와 예탁금 비과세 혜택 축소 두 가지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과정에 상환 능력을 꼼꼼히 따지면서 대출수요가 대거 상호금융권의상가, 토지 등 비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로 넘어가는 것을 막고 비과세 혜택을 통해 급격히 늘어난 상호금융권의 수신 잔액이 대출로 활용하는 것을 억제 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상가, 토지 담보 대출에 대한 담보인정한도 기준을 강화하고 신용대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상황에 따라 대출 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올해말로 일몰기한이 끝나는 상호금융권 예탁금에 대한 비과세 특례를 폐지하고 내년에는 5%, 2017년에는 9%의 저율과세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상호금융권 안팎에서는 이같은 정부 대책이 최근 은행권에서 급증한 가계부채의 책임을 상호금융권에게 떠넘기는 것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2004~2014년 기간 동안 상호금융권의 가계부채가 차별적 규제에 힘입어 3배나 늘어났고 그 증가 속도 또한 은행권보다 2배 가량 빨랐다며 규제 강화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은행 경제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2014년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은행권 대출은 519조6368억원에서 537조7923억원으로 3.5%가량 늘어난데 비해 상호금융권은 1.2% 늘어나는데 그쳐 정부의 설명과는 대조를 보였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한 상호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권보다 10% 가량 높았던 상호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LTV 한도가 70%로 은행권과 동일해지면서 우량고객을 은행권에 빼앗긴 결과”라면서 “신용대출이나 토지, 상가 담보대출 증가세가 주택담보대출 감소세보다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상호금융 관계자는 “정부가 비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이 높다고 판단했다면 주택담보대출보다 먼저 규제하고 그 효과를 지켜봤어야 했다”면서 “모든 담보대출이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서 신용대출 규제까지 들어오면 상호금융권은 서민의 바람직한 경제 활동 지원이라는 설립 목적도 달성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이미 자산규모 1조원이 넘는 조합들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안팎에선 상호금융권의 대출이 규제되더라도 자금 수요가 급박한 고객들이 저축은행이나 대부업계로 몰려들어 가계 부채 억제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예탁금 비과세를 폐지해 가계부채를 억제하겠다는 정책도 상호금융권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또 다른 상호금융 관계자는 “비과세 혜택이 서민들의 자산 형성에 기여해왔는데 이것이 폐지되면 서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표적 상호금융인 신협의 경우 비과세혜택이 축소되면 자금유출 규모가 2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이는 결국 대출 고금리로 이어져 상호금융의 주 고객인 자영업자나 농어민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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