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 “우리 헤어져” 1년간 사귀던 여자친구의 갑작스런 이별통보에 이모(25)씨는 흥분하기 시작했다. 격한 말다툼을 벌이던 이씨는 결국 여자친구 A(26ㆍ여)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씨는 A씨의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뒤 도피생활을 하며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죄책감에 시달리던 이씨는 곧 경찰에 자수했고,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 5월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이씨를 구속했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데이트폭력의 종착지는 끔찍한 ‘이별폭력’이 되고 있다. 분노와 충동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사회에 늘어나면서 이별범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년간(2012~2014년) 애인 혹은 전 애인을 상대로 한 살인, 강간, 폭력 등 5대범죄를 일으켜 경찰에 검거된 사람들은 2만 8525여명에 이른다. 매년 1만여명 꼴이다.
끔찍한 이별 범죄는 올해도 끊이지 않았다.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자동차로 수차례 들이받거나, 이별을 통보한 동거녀에게 엘리베이터 안에서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인 사건 등 이별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도 6월까지 연인에 대한 살인 또는 살인미수 혐의로 35명, 강간이나 강제추행 혐의로 129명이 검거됐다.
폭행, 상해, 협박, 감금 등 연인에 대한 폭력 행위로 붙잡힌 사람은 2633명에 달한다. 신고되지 않은 사소한 폭력이나 협박은 더 많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폭력적 행위나 스토킹 등의 징후가 보이면 더 큰 범죄로 이어지기 전에 적극 대응해야한다고 조언한다.
이윤호 동국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흔히 이별 범죄라고들 하는데 관계가 연인이고 범죄 동기가 이별 통보라는 것만 다르지 결국 일반 범죄자들과 똑같은 범죄”라면서 “끈질긴 집착에서 출발해 스토킹 등 각종 위협과 더 큰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에 즉각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사랑에 빠지면 현명해지기가 힘들다고는 하지만 행동이 과격하거나 감정 조절이 잘 안되는 사람들을 분별해 만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이별 폭력 등에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고를 받은 경찰들이 피해자와 가해자가 연인사이라면 ‘사적 영역’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연인간 문제는 심각하지 않은 경우 경찰이 개입하기 꺼리 경향이 있는데, 스토킹 단계에서부터 접근금지명령을 내리는 등 조금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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