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1000조원을 돌파한 우리나라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은 자기집 소유와 상관없이 진행되고 있다는데 있다. 특히 은퇴한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이 확실한 노하우 없이 집을 담보로 창업에 대거 나서면서 가계부채 문제의 휘발성을 높이고 있다. ‘
이에 따라 자영업자의 과다한 부채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가계부채 문제를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자영업자 대출 2년새 16조원 늘어=5일 통계청의 지난해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빚있는 자가주택 가구들의 평균 부채 규모가 1억원을 돌파했다. 최근 몇년간 집값이 정체 수준을 면치 못했음에도 부채가 늘어난 것은 집 있는 자영업자들의 대출 수요 확대에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자영업자들이 은행에서 받은 대출은 지난 2년새 16조원 이상 증가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ㆍ국민ㆍ하나ㆍ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개인사업자) 대출은 2011년 말 90조4105억원에서 지난해 106조3444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전체 부채(지난해 3월말 기준) 450조원 가운데 잠재위험부채와 고위험부채가 각각 60조7000억원, 13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빚 있는 자영업자 비율도 2010년 69.6%에서 지난해 75.8%로 증가했다.
자영업자의 신용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이 은행을 제외한 비은행금융기관(신협, 우체국 등)과 저축은행, 보험회사 등에서의 대출비중이 25.0%를 기록했다. 2012년(22.2%)보다 2.8%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자영업자 부채, 속시원한 대책 없나=정부는 지난달 가계부채 경감 대책에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대책을 포함시켰지만 위험을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정부는 고금리 대출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바꿔드림론의 지원 기준 금리를 연 20%에서 15% 이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바꿔드림론 금리 완화는 미봉책 수준”이라며 “개인회생절차 등을 우호적으로 개선해 자영업자들이 빚에서 빨리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자영업자의 영위 업종은 대체적으로 영세해 소득창출 기반이 취약하다. 또 대출이 생산성이 낮은 일부 업종에 편중돼 채무ㆍ신용의 취약계층으로 분류된다. 채무상환능력도 부동산가격 하락에 취약한 편이다. 은퇴 후 고정수입이 사라진 고령층도 생계형 빚이 늘면서 가계부채 양산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자영업자 대출이 창업한 지 2년 미만의 초보들에게 집중돼 있고, 이들이 하는 음식ㆍ숙박ㆍ부동산임대업 등이 경기에 민감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자영업자의 부동산 대출 관련 규제를 마련하는 등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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