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 ‘잊을만하면 또 메르스’. 생각만해도 지긋지긋한 메르스가 아니나다를까 국감 도마위에 올랐다. 10일 정부세종청사 5층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국감은 시작부터 삐걱댔다. 이날 국감은 문형표 전 복지부장관 등 국감 출석 증인 채택 여부를 놓고 여야간 날선 공방이 오가다 결국 예정보다 1시간 늦은 오전 11시에서야 국감장내 마이크가 켜졌다.

이날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은 메르스 부실 대응을 비롯해 국민연금 기금 운영체계, 부족한 기초연금 등을 둘러싼 공방으로 국감장은 시작부터 뜨거웠다. 복지부의 메르스 부실 대응이 가장 먼저 여야 의원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았다.

남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신종 감염병의 국내 유입 가능성에 대한 대비는 ‘제2의 국방’이라는 인식으로 전력을 기울여야 함에도 정부는 방역의 골든 타임을 놓쳐 메르스의 확산 방지에 실패했다”고 복지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도 가세했다. 이 의원은 정진엽 복지부 장관을 향해 “메르스 발생 후 컨트롤타워가 질병관리본부장, 복지부차관, 복지부 장관으로 바뀌는 등 혼선을 빚었다”며 “감염병 예방과 선제 대응을 위해 질병관리본부의 기능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 의원들은 입을 모아 제2 메르스 사태 방지를 위한 후속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개편 방향을 대해선 여야가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여당 쪽이 이 의원은 “지난 1일 나온 국가방역체계 개편안에서 질병관리본부장의 차관급 격상과 전문성 제고를 위한 인사·예산권 보장 등이 제시된 만큼 이를 조기에 추진하도록 전력을 기울여 달라”며 정부의 개편안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야당측 위원인 남 의원은 “정부의 개편안을 ‘졸속’으로 깎아내리며 “의료계와 전문가 단체들이 복지부에 복수차관제를 도입하고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정부가 이를 외면했다”며 “질병관리본부의 전정한 독립을 위해선 ‘질병관리청’으로 독립 승격이 필요하다”고 맞받아쳤다.

인재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국가방역체계 개편안에는 정부의 반성이 담겨있지 않다. 개편되는 질병관리본부에 모든 위기단계에서 무한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복지부 공격에 가세했다.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를 더 확충해 감염병 환자 발생시 예방하고 신속히 대응하는 시스템으로 발전시키겠다”며 “이를 위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지속적으로 벤치마킹하겠다”고 답변했다.

여야 의원들은 500조원 규모의 국민연금기금 운용 체계를 놓고도 날선 설전을 펼쳤다. 박윤옥 새누리당 의원은 “국민연금기금이 2060년 모두 소진되면 국가경제와 금융시장을 파탄으로 몰고 올 것”이라며 “안정된 노후와 미래세대 부담을 줄이려면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부와 여당이 (높은 수익성을 강조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금의 대규모 손실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여당 측 주장을 맞받아쳤다.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중인 유사ㆍ중복 복지 재정비사업을 비롯해 낮은 기초연금 수급률, 불법의료 광고 성행, 수입품 약값 폭리, 대형병원 쏠림현상 등도 이날 국감잠을 뜨겁게 달궜다.

한편 이틀째인 11일 국감도 정부의 메르스 사태 부실 대응과 책임 여부,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공적연금, 복지사각지대 해소 등 여러가지 현안을 들러싸고 여야간 팽팽한 설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이 빠진 상태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을 비롯해 신언항 중앙입양원 원장, 이규식 건강복지정책 연구원장 등 9명의 증인을 둘러싼 여야 의원간 치열한 공방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