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일본이 일본제국 시절의 ‘대양해군(大洋海軍)’ 재건에 나서는 모습이다. 일본 방위청이 내년 방위을 사상 최대인 5조 911억 엔으로 편성한 가운데 해상자위대에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28일 나가타니 겐(中谷 元) 방위상이 자민당과의 한 모임에서 “역대 최대 방위예산안의 이유는 바다의 안전확보에 있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나가타니 방위상은 내년 방위예산안은 올해 대비 약 5.9% 늘어나며, 이 중 1조4000억 엔이 해상자위대에 배정된다고 소개했다. 올 해 대비 19.66%나 급증한 규모다.
해상자위대 예산안에는 잠수함을 경계ㆍ감시하는 초계 헬기 ‘SH0K’ 17대, 오스프리 12대, 이지스함 1척 등 최신 장비와 무기 구입계획이 다수 포함됐다.
아베 신조(安倍 晋三) 내각 출범 이래 유독 해상자위대 예산은 가파른 증가세다.
아베 정권 출범 전인 2012년 대비 2016년 방위성 예산은 4조 220억 엔에서 5조911억 엔으로 6.91% 증가했다. 그런데 같은 기간 해상자위대 예산은 1조1870억엔에서 1조4000억엔으로 무려 17.94%가 증가했다.
특히 최근 들어 항공모함 전력 강화가 활발하다.
지난 27일 일본 선박 회사 저팬마린유나이티드는 해상자위대에 항공모함형 헬기 탑재 호위함 ‘가가(Kaga)’(기준 배수량 1만 9500t)를 진수, 해상자위대에 인도했다. 잠수함을 탐지하는 초계 헬기 7대와 구조ㆍ수송 헬기 2대 등 총 9대를 탑재할 수 있지만, 유사시에는 F-18A 등 항공모함용 전폭기 이착륙도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카가’호는 일본제국 시절 주력 항공모함의 이름이기도 하다. 1941년 하와이 진주만 공습에 가담했지만, 1942년 미드웨이 해전에서 침몰했다. 옛 ‘카가’호의 갑판 길이도 27일 공개된 신형 ‘카가’와 마찬가지로 248미터였다. 현행 헌법을 의식해 헬리콥터 구축한 또는 이즈모급 구축함으로 부르지만 사실상 공격형 항공모함임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해군력 강화 명분은 역시 중국이다. 아베 내각은 최근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일대에서 해상자위대의 훈련을 강화하고 동맹국가와의 합동훈련을 늘리며 하는 등 해상자위대의 기능을 강화하는 데에 힘쓰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인도와 해상자위대의 수륙 양용 구난정 ‘US2’ 기술 이전 등 안보협력의 강화에도 적극 협의했으며, 안보 관련 제ㆍ개정안을 통해 해상 자위대의 전력을 강화시키고자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