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KT&G에 시선이 확 쏠리고 있다. 민영진 KT&G 전 사장의 사퇴로 차기 사장을 뽑는 절차에 돌입했다. 사장이 공석이 됐으니 후임을 뽑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문제는 사장 인선 절차가 갑자기 ‘입방아’에 오르게 됐다는 점이다.
이유는 KT&G의 차기 사장을 선임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공모 제한이 사라지면서 ‘낙하산 인사’를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KT&G 사장은 사내 공모를 했다. 그렇지만 이번엔 사내외 공모로 범위를 넓혀, 외부에서 영입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일 KT&G 홈페이지(www.ktng.com)에 후임 사장 인선과 관련한 공모 자격, 절차 등을 공고했다. 이에 따르면 오는 8일까지 지원서를 받은 뒤 심사를 거쳐 후보자 1명을 추천한다. 최종 후보자는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사장으로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서치펌(헤드헌팅사)의 외부 인사 추천이다. 2010년과 2013년 사장 공모 때는 전혀 없었던 규정이다. 당시엔 사내 공모만 했다. 서치펌의 인사 추천권이 낙하산 인사를 결정짓는 창구로 활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은 그래서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KT&G는 그런대로 낙하산 인사와 무관한 역사를 거쳐왔는데, 이번에는 기재부 쪽 출신 등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하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민영화 기치에 크게 어긋나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KT&G 사장은 담배시장에 관한한 실전 능력과 경험이 없으면 제대로 임무를 수행키 어려운 자리”라며 “낙하산 인사가 있을 경우 KT&G 안팎에서 시끄러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기존에 KT&G는 낙하산 인사 무풍지대로 통했다. KT&G는 2002년 한국담배인삼공사에서 사명을 바꾼 뒤 곽주영 전 사장과 곽영균 전 사장, 민 전 사장 모두 내부에서 주요 요직을 거친 뒤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한 달여 전부터 사장추천위원회가 일부 후보를 대상으로 인선 절차에 들어간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외부인사를 영입할 수 있는 적절한 명분(서치펌의 외부 인사 추천권)이 생기면서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사장이 들어올 것이라는 경계심이 일고 있는 것이다.
물론 내부에서의 발탁설도 무게가 실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함기두 수석부사장과 백복인 부사장 등이 일단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전상대 영진약품 전임 사장 등 범 KT&G출신 등의 리스트도 거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준기<사진> KGC인삼공사 사장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KGC인삼공사는 KT&G의 계열사다. 김 사장은 KT&G 부사장 출신으로 누구보다도 담배시장에 관한 이해가 높다는 평가다. 김 사장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KT&G 영업본부장(전무), 마케팅본부장 겸직(부사장)을 하면서 50%대까지 떨어졌던 시장점유율을 63%까지 끌어올린 일등공신으로 평가 받는다. 담배시장을 실질적으로 진두지휘한 경험이 있는 셈이다.
김 사장은 2014년부터 KGC인삼공사 최고경영자로 취임해서는 7000억원대의 매출을 8000억원 이상으로 턴어라운드 시켰으며, 올해는 9000억원 이상이 확실시되는 상황으로 반전시킨 능력을 인정받고 있고, 범 KT&G 사내외 신뢰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평소 “책임질 일, 할 일을 끝내면 멋지게 물러나는 게 선배로서의 자세가 아니겠는가”라고 해온 그가 KT&G 새 사장 자리에 도전을 할 것인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김준기 사장이 조용하게 있는데, 일련 흐름과 무관하게 독야청청하겠다는 것인지 정중동 하는 것인지 현재로선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다만 ‘담배통’인 김 사장이 KT&G 사장에 도전하면 상황은 약간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누가 됐든 KT&G 내부에선 담배사업 전문성을 갖춘 인사의 사장 발탁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며 “담배시장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오면 무조건 국가 경쟁력 전체로도 손해”라고 했다.
KT&G는 2002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306억원과 5863억원에서 2014년 4조1129억원과 1조1719억원으로 상승했을 정도로 민영화 이후 성과를 내고 있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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