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대법원이 경력법관의 신원조사를 국가정보원에 의뢰해 사상검증까지 시도했다는 논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겪은 가운데, 헌법재판소도 법률가를 포함한 새로운 구성원의 신원조사를 국정원에 의뢰했다가 국감에서 “3권분립의 정신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라는 질타를 당했다.

특히 국가정보원에 보낸 자료는 재산, 경력 등인데, 국가정보원이 해당 신원조사를 마친 뒤 보내오는 회신서에는 국가관, 직무자세, 품행까지 기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신원조사가 민간인 사찰의혹으로까지 비화되기도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춘석 의원은 11일 헌법재판소에 대한 방문 국정감사에서 “헌법을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이자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가 신규 및 경력 직원을 채용할 때 신원조사를 굳이 행정부 기관인 국정원에 의뢰하는 것은 3권분립 정신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국정원 신원조사 의뢰 여부는 해당 기관장의 재량에 따라 결정하는 것으로 의무사항은 아니다.

이에 대해 김용헌 사무차장은 “국정원에 신원조사 맡기는 것은 국가기관 중 그런 면의 업무를 가장 효율적으로 정확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국정원이 귀신인 것인지, 어떻게 재산, 경력 등의 정보를 보냈는데, 객관적 자료에 있지도 않은 국가관 및 직무자세, 성격, 품행, 대인관계 등의 회신 내용이 오느냐”면서 “이는 국정권이 민간인 사찰행위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대한민국이 어떻게 되려는지…“라고 안타까워 한뒤, ”헌법 수호를 위한 최후의 보루이고 행정기관의 기본권 침해를 꾸짖어야 할 헌법재판소가 기본권 침해소지가 있는 기관에 신원조사를 의뢰하는 관행에 대해 전향적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어, 국감 종료 이전까지 제도개선책을 내놓으라고 주문했다.


ab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