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북한에서는 근래 남편에 대한 호칭이 크게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공식호칭은 아니지만 여성들이 푸념조로 남편을 ‘비하’하는 어조로 부르는 말들로 새로 생겨난 것이다.
북한소식 전문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r)는 11일 북한의 여성들이 남편에 대한 새로운 호칭을 분석해 눈길을 끌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북한은 사회주의 경제가 침체되면서 남자들을 졸지에 실업자로 전락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가정의 주역이던 남자들의 몫은 고스란히 여성들이 떠안았다. 가장이었던 남편들은 사실상 그 역할을 아내에게 넘겨준 셈이 됐다.
예전에 북한여성들은 남편을 가리켜 ‘세대주’, ‘새서방’, ‘애들 아빠’ 등 여러 가지 명칭으로 불러왔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시작된 경제침체로 가정유지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는 남편들의 무력함을 유머로 빙자하는 새로운 단어가 생겨났다.
2012년 남한에 정착한 함경북도 온성 출신 김영희 씨는 “‘고난의 행군’ 시기 남편들에 대한 여성들의 불만은 커갔다. 마음이 나빠서가 아니라 가정유지라는 무거운 짐을 연약한 여성들이 지면서 종전의 가정적분위기는 점차 사라졌다”고 증언했다.
김 씨는 “시장에 나오면 여성들은 농담반 진담반으로 남편들을 평가한다. 그들은 요즘 남자들은 어디에도 쓸모없는 ‘낮전등’, ‘풍경화’, ‘자물쇠’라고 칭했다. 낮전등은 해가 비치는 시간에 켜면 쓸모가 없다는 뜻이고, 풍경화라는 것은 벽에 쓸모없이 늘 걸려있다는 뜻이다. 자물쇠는 존재만으로도 문을 지킨다는 의미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집에만 있는 남편을 비하하는 말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또 다른 호칭을 사용하는 주민이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2013년에 탈북한 평성 출신 진옥림씨는 “남편들은 아내가 장사하면 집에서 물을 길어 빨래도 하고 아기 기저귀도 빤다. 요즘에 들어서 아기를 업고 다니는 남자들도 많아졌다. 옛날 같으면 어르신들의 눈치가 보여 그런 행동은 생각지도 않던 남자들도 지금은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진 씨는 “북한에는 남편들을 낮게 부르는 예전의 말 대신 새롭게 칭송하는 말들이 많이 생겼다. 지금은 남편을 가리켜 ‘아내의 충실한 방조자’, ‘집안의 든든한 수호자’라고 부른다. 이 말은 북한정권에서 김씨일가를 칭송하는 말로 선전용으로 이용되던 단어들이다”라고 말했다.
북한에서 ‘충실한 방조자’, ‘휼륭한 조언자’라는 구호를 제일 먼저 내건 곳은 조선중앙방송위원회 건물이다. 김정일 생존 시 북한당국은 이 구호를 당에 충실해야 한다는 선전용으로 북한주민들에게 대대적으로 강요했다.
이 구호는 지금에 와서 당에 대한 충실성의 존칭으로 부르지 않는다. 요즘은 일반가정들에서 아내를 위해주고 가정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는 남편에 대한 존칭어로 이용되는 추세이다. 수령충성을 강요하는 용어는 현 시대에 와서 어려운 삶을 개척하는 아내와 남편사이에 사랑의 대명사로 바뀌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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