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에서는 ‘윔블던 효과’라는 말이 있다. 자본시장 개방 이후 증시가 외국인들의 매매 패턴에 따라 심하게 출렁거리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는 영국에서 개최되는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거의 매번 외국인 선수가 우승하는 현상을 말하는 용어인데 외국인들이 금융시장을 장악한 상황을 설명하는 데도 사용된다.

돌아오는 가 했던 외국인이 다시 매도세다. 외국인이 주식을 팔면 국내 증시는 그야말로 요동을 친다. 한달 넘는 순매도 행진을 접고 지난주 사흘 연속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다시 매도로 전환 주식을 현금화했다. 외국인의 매도세에 국내 증시도 부진한 흐름을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가 외국인에게 휘둘리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도 그랬고,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때도 국내 증시는 급락했다. 이처럼 외국인에 의해 국내 증시가 휘둘리는 것은 ‘증시 안전판’역할을 해야 할 기관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게 주 요인중 하나다.

한국 경제가 예전과 같은 혹독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외부 충격에 허약한 체질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수출 주도 경제성장에서 벗어나 내수시장을 육성하고, 무엇보다 외국인들에게 휘둘리지 않도록 금융시장의 안전판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국민연금(연기금) 역할 확대는 외국인 수급에 휘둘리는 국내 증시의 수급안정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정작 국민연금의 주식 투자 비율은 세계 20대 연기금과 비교해도 턱 없이 적은게 사실이다. 국민연금 기금은 세계 20대 연기금의 자산배분과 비교해 안전자산인 채권에만 지나치게 많은 투자를 하고 있었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기금 여유자금 운용실태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세계 20대 연기금은 채권에 평균 40.6%를 투자하고 있으며 주식 42.7%, 대체투자ㆍ현금성 자산에 16.7%를 배분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채권 60.1%(국내 55.5%ㆍ해외 4.6%), 주식 29.9%(국내 17.9%·해외 12.0%), 대체투자 10%(국내 4.7%·해외 5.2%)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국민연금과 큰 차이를 보였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6월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시장 투자금액은 95조8000억원으로, 전체 주식시장 시가총액(1496조원)의 6.40%에 해당된다. 현재 투자기조를 유지할 경우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금액은 2043년부터 줄어들고 2060년엔 0원에 이르게 돼 주식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채권 등 안전자산 위주의 투자는 낮은 수익률을 거두는 결과로 이어진다. 국민연금이 수익률을 현재보다 높이기 위해서라도 위험 한도를 함께 상향해 고수익 위험자산 비중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올 하반기 금융시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큰 이슈를 여전히 남겨 놓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진다. 연기금의 국내 증시 투자 확대 등 기관투자자들이 외국인들을 대신해서 국내 증시 수급의 버팀목 역할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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