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덕성여대 신입생 264명 ‘결혼 · 인생관’ 설문
“사랑한다면 고졸남과 결혼” 53% “결혼후 아이는 2명 낳을것” 61% 배우자 조건 인격 · 직업 · 재산順
“결혼생활보다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게 먼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갓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 여학생 10명 중 4명은 사회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결혼을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새내기들의 70%가 결혼 적령기로 28~31세를 꼽는 등 ‘알파걸(Alpha Girlㆍ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엘리트 여성)’이 되겠다는 생각을 여실히 드러냈다.
헤럴드경제가 덕성여대 1학년 재학생 264명을 대상으로 ‘새내기 여대생 결혼ㆍ인생관’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신입생 264명 중 ‘결혼을 할 필요 없다’고 답한 120명에게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39.2%는 ‘나 자신의 사회적 성공으로 인생을 승부하고 싶다’고 했다. 뒤이어 ‘100세 시대를 맞아 한 사람에게 구속되지 않는 화려한 싱글이 좋다’(16.6%), ‘육아와 직장을 병행할 자신이 없다’(14.2%), ‘결혼자금이 너무 많이 든다’(9.2%) 등의 순이었다.
17.5%의 기타 의견으로는 ‘결혼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여성에게 불리하고 행복할 수 없다’ ‘육아와 살림에 얽매이지 않고 해보고 싶은 것을 충분히 해보고 싶다’는 답이 나왔다. ‘시댁살이 등 시댁과의 관계가 부담된다’를 꼽은 새내기는 3.3%에 불과했다.
미래 여성의 주역인 새내기 여대생들의 당당한 인생관을 반영한 것이지만 결혼제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금 40대 이상 사람들은 결혼을 당연히 해야 한다고 여기던 시대를 살았고, 결혼 자체를 자아실현의 수단이자 목표로 봤다”며 “하지만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새내기들은 결혼을 ‘선택’ 사항으로 보고 있고, 결혼이 자아실현에 방해가 되면 결혼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우자 선택 시 고려해야 할 사항(중복 응답)으로는 ‘인격’(49.4%), ‘직업’(24.5%), ‘재산’(9.8%), ‘집안’(7.5%), ‘외모’(3.3%) 순이었다.
특히 학력 중시 문화가 새내기 여대생들에게는 아직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 조건을 ‘학력’이라고 답한 이는 0.8%에 불과했다. ‘사랑하는 남성이 고졸 학력이라면 그와 결혼하겠는가’라는 질문에는 52.7%가 ‘결혼하겠다’고 했다. 반면 ‘고졸 학력과 절대 결혼 안 한다’는 의견은 1.1%에 불과했다. 기타 의견을 선택한 28명 가운데 40%는 ‘고졸 학력이라도 안정된 직장이 있다면 결혼한다’고 답했다. ‘내가 남자를 먹여 살리면 된다’는 소수의 답도 나왔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일 덕성여대 교양학부 교양 강의를 듣는 1학년 신입생 264명을 대상으로 강의 현장에서 설문지 문답식으로 실시한 뒤 곧바로 수거해 정확성을 높였다.
민상식 기자/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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