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지금의 심각한 청년 실업은 일자리가 없다기보다 청년들이 원하는 고임금에 성장 가능성도 큰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란 지적이 많다. 정부가 청년 고용 정책으로 쏟아내는 일자리 대부분은 단기성의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비정규직 등이어서 다수의 청년들이 취업을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한 청년 구직 단념자만 20만명에 달한다. 이른바 ‘일자리 불일치(미스매치)’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21일 최경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ㆍ서비스경제연구부장은 보고서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비스산업 발전방향’을 통해 청년 실업 문제를 해소하려면 단순히 일자리의 양을 늘리기 보다 전문 서비스업을 육성해 청년이 일할 만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부장은 미래의 청년층 일자리로 기대되는 7대 유망서비스 산업으로 물류(운수), 금융보험, 교육, 보건의료, 관광, 콘텐츠, 소프트웨어 산업 등을 꼽았다. 문제는 이들 서비스산업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청년층 일자리 창출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최 부장에 따르면 7대 유망서비스 산업에서 고용은 증가 추세지만 증가세가 미약해 취업자 비중은 오히려 하락했다. 실제 7대 유망서비스 산업 종사자수는 2007년 423만9000명에서 2013년 499만2000명으로 70만명 이상 늘었지만 이 분야 취업자 비중은 2009년27.0%에서 2013년 26.0%로 1%포인트 감소했다. 최 부장은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은 OECD 선진국에 비해 고용비중이 작고, 금융, 의료, 사업서비스 등 지식서비스 비중이 작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정부가 3년간 20만개 이상의 일자리 기회가 창출될 것이라며 내놓은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 중 12만5000개 일자리는 청년인턴, 직업훈련, 일학습병행 등에 집중돼 있다. 최 부장은 “정부의 청년 20만개 일자리 정책은 인턴 등 일자리 양만 늘리는 것에 불과하다”며 “실제 청년 고용으로 이어지려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지식 서비스산업 육성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서비스산업이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등 내수만이 대상이었다면 앞으로 의료, 교육, 관광 등 지식 서비스 산업의 수출에 적극 나서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 부장에 따르면 지식 서비스산업 수출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외국 환자 1인 평균진료비의 경우 반도체 1154개, 액정표시장치(LCD) 9.5대 수출과 맘먹는다. 매출액 10억원 당 고용규모도 서울대병원 7.7명, 삼성전자 0.6명, 현대자동차 0.7명에 해당된다. 개인 소비가 글로벌화되는 것에 발맞춰 지식서비스 산업의 수출 기회를 적극 활용하면 청년 일자리 창출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최 부장은 “최근 KDI에서 실시한 ‘서비스산업에 대한 청년 인식 조사’ 결과 청년 80% 이상이 교육, 금융 등 서비스업 일자리를 원하는 반면 청년층의 절반 이상(55.1%)이 서비스업의 일자리가 부족하다고 답했다”며 “추가적인 일자리 창출 잠재력이 큰 지식 서비스업에 연구개발(R&D), 금융지원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