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 기상이변…농작물 생산 격감 구호단체 옥스팜 올 1000만명 기근 경고 한반도 중부지방 중심 극심한 가을가뭄 전문가 “기후관련 투자늘려 예측도 높여야”
엘니뇨의 영향으로 지구촌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가뭄과 홍수, 이상고온 등 기후변화에 따른 증상이 나타나고 있는가 하면 아프리카, 중남미 등은 식량난으로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올 겨울에는 기상관측이래 60년만에 최악의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실 엘니뇨가 전 세계에 나쁜 영향을 끼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973년 엘니뇨의 영향으로 페루 연안에서 잡히던 ‘안초비’가 떼죽음을 당해 세계 1위였던 페루 수산업이 몰락하면서 조짐이 심상찮기 시작했다. 급기야 1982~1983년에는 에콰도르에도 때아닌 홍수를 몰고와 600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1998년에는 인도를 40도 이상의 고온지대로 만들어 약 2500명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도 엘니뇨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올 여름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파푸아뉴기니 등 오세아니아는 가뭄과 폭염으로 농산물 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남부 지역은 지속된 가뭄으로 옥수수, 커피, 코코아 생산이 부진해 식량사정이 악화되고 있다. 구호단체 옥스팜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1000만명이 기근에 시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페루, 온두라스 등 중남미 지역에서도 가뭄과 폭우가 번갈아 와 농업생산에 큰 차질을 빚었고, 기근이 심화되면서 식량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여기에 역대급 슈퍼 엘니뇨의 등장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과학자들은 화석연료 연소 등으로 발생한 지구온난화가 안타깝지만엘니뇨를 더 키울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더구나 올 겨울에는 이 같은 현상이 보다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국제사회가 식량지원과 긴급구호, 난민 수용 등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도 엘니뇨 등 기후변화에 전 세계가 공동대처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블룸버그는 NCAR의 선임과학자 케빈 트렌버스를 인용해 “엘니뇨도 원칙적으로 미리 대비하고 관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또한 예외가 아니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한 극심한 가을 가뭄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내년에는 사상 최악의 봄 가뭄이 닥칠 수 있다는 경고마저 나오고 있다. 기상전문가들은 한국이 엘니뇨의 간접적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최근 기상청은 엘니뇨의 영향에 따른 기온 상승으로 11~12월 비가 많이 와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가뭄을 해소할 정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특히 12월부터는 북극 한파로 인해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폭설이 내릴 가능성도 커 대형재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확한 기상 예측을 통해 엘니뇨에 따른 영향, 피해 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기상기후과학 관련 기초 연구에 투자를 늘려 예측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예상욱 한양대 해양융합과학과 교수는 “엘리뇨로 인도네시아 등 서태평양 지역의 강수량, 해수면 온도에 변화가 생기면 우리나라도 대기 순환의 변화로 수분, 바람 방향 등이 바뀔 수 있다”며 “가뭄에 대비하려면 정확한 예측을 통해 올 겨울 기온 상승, 해양 대기 등 간접적 영향을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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