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브릭스’(BRICsㆍ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란 단어를 만든 골드만삭스가 브릭스펀드를 접기로 하면서 국내 브릭스펀드 투자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1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브릭스펀드의 순자산은 지난 10일 현재 1조원 가량으로, 2008년 초(13조3500억원)에 비해 10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다.
브릭스펀드는 2007년 신흥국 중심 펀드가 큰 인기를 끌면서 특정 4개국에 투자를 집중하는 전략을 내세워 급격히 덩치를 불렸다. 그러나 곧이어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에 순자산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2010년 10조원 수준으로 다시 올라서기도 했지만 이후 회복세를 보인 중국ㆍ인도와 달리 브라질과 러시아가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투자자 발길이 끊겼다. 운용사들도 2010년 이후론 브릭스펀드를 출시하지 않고 있다.
워낙에 부침이 심했던 펀드라 수익률도 좋을 수 없다. 국내에 브릭스펀드 붐을 일으켰던 ‘슈로더브릭스 자A- 1(주식)’의 1년, 2년, 3년 수익률 모두 마이너스다. 한 때 4조원을 웃돌던 규모도 현재 3000억원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다음으로 규모가 큰 ‘신한BNPP봉쥬르브릭스플러스자(H)[주식]’(운용순자산 1374억원)과 ‘미래에셋BRICs업종대표자 1(주식)’(운용순자산 864억원) 등은 전구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브릭스펀드가 ‘거대한 애물단지’ 신세가 된 것이다.
그렇다고 골드만삭스처럼 브릭스란 간판을 내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펀드는 출시할 때 투자 지역과 비중, 전략 등을 약관에 명시한다. 이를 바꾸려면 펀드 투자자들에게 일일이 연락해 수익자 총회를 열어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이 만만치 않다. 50억원 미만의 짜투리 펀드가 사라지지 않는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다. 하물며 1000억원 이상 펀드는 불가능에 가깝다. “현재 상황에서 모든 노력을 다해 운용하는 수밖에 없다”는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의 말이 현실적으로 최선의 답이다.
운용사들은 탄력적으로 편입 비중을 조절할 순 없어도 설계된 범위 안에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슈로더브릭스 자A- 1(주식)의 경우 최근 중국 비중을 55.8%까지 높였다. 반면 러시아는 8%에 불과하다. 다른 브릭스펀드들 역시 중국과 인도 비중을 높이고 원자재 수출국인 브라질과 러시아 비중은 줄임으로써 수익률 회복에 노력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골드만삭스는 브릭스란 용어를 처음 썼을 뿐 규모 등으로 볼 때 브릭스펀드의 원조나 대표자는 아니다”라며 골드만삭스의 결정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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