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SBS 제공/MBC 제공
사진 : SBS 제공/MBC 제공
사진 : MBC '화려한 유혹' 방송화면 캡처/SBS '애인있어요' 방송화면 캡처
사진 : MBC '화려한 유혹' 방송화면 캡처/SBS '애인있어요' 방송화면 캡처

▲사진 : SBS 제공(좌)/MBC 제공(우)[헤럴드 리뷰스타=노윤정 기자] 막장 드라마를 ‘막장’이 아니게 만든다?MBC ‘화려한 유혹’(연출 김상협, 김희원/극본 손영목, 차이영)의 스토리라인은 복수극의 형태를 띠고 있다. SBS ‘애인있어요’(연출 최문석/극본 배유미)에는 ‘불륜’이라는 소재가 포함되어 있다. 모두 ‘막장 전개’로 흘러가기 쉬운 구조고, 실제 극 초반까지 이들 드라마의 앞에는 ‘막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러한 평가는 희미해졌다. 이유가 뭘까.‘애인있어요’는 극 초반 3.9%(이하 닐슨코리아 기준)까지 시청률이 하락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지난 11월 7일 방송된 21회는 8%라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높은 시청률은 아니지만 최저 시청률을 생각하면 두 배 가량 반등을 이룬 것이다. 또한, ‘화려한 유혹’은 SBS ‘육룡이 나르샤’와 같은 날 나란히 첫 선을 보인 바, 경쟁작이 이름만으로도 화제를 모으는 출연진과 막강한 제작진의 조합을 이룬 화제작임에도 불구하고 예상 밖의 선전을 펼치고 있다.시청률뿐만이 아니다. ‘애인있어요’, ‘화려한 유혹’은 자극적인 소재를 유려한 문체, 세련된 연출로 풀어내며 작품성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소위 ‘막장 드라마’가 작품성 면에서는 박한 평가를 받았던 것과는 분명한 대조를 이룬다.◎ 섬세하고 촘촘한 감정 묘사, 이러니 빠져들 수밖에

사진 : MBC '화려한 유혹' 방송화면 캡처/SBS '애인있어요' 방송화면 캡처
사진 : MBC '화려한 유혹' 방송화면 캡처/SBS '애인있어요' 방송화면 캡처

▲사진 : MBC '화려한 유혹' 방송화면 캡처(상단)/SBS '애인있어요' 방송화면 캡처(하단)우선, ‘애인있어요’와 ‘화려한 유혹’은 등장인물의 심리 묘사에 상당히 공을 들인다는 공통점이 있다.‘마지막 승부’, ‘프레지던트’, ‘메이퀸’, ‘황금무지개’ 등 전작들을 통해 이미 무게감 있는 필력을 인정받은 손영목 작가는 ‘화려한 유혹’에서 역시 정·재계 상류층 인사들과 그들의 비리와 음모에 대하여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이야기로 풀어냈다. 뿐만 아니라 남편의 죽음과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었던 과거 사건을 파헤치려는 신은수(최강희 분), 아버지의 복수를 꿈꾸는 정치인이자 첫 사랑을 가슴 속에 품고 사는 남자인 진형우(주상욱 분), 사랑과 권력 모두를 손에 쥐길 원하는 강일주(차예련 분), 노회한 정치인이자 과거 연인과 닮은 신은수 때문에 혼란을 겪는 강석현(정진영 분) 등, 인물들의 심리를 세세하게 극의 흐름 안에 녹여내며 몰입도를 높였다.‘로망스’, ‘진짜 진짜 좋아해’, ‘반짝반짝 빛나는’ 등을 통해 멜로 장르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진 배유미 작가는 인물들의 감정 변화와 인물들 사이에 흐르는 감정의 기류를 눈에 보이듯이 묘사하며 시청자들을 극 중 캐릭터들의 상황에 빠져들게 했다. 운동화 끈을 묶어주는 장면, 담벼락에 기대 이어폰을 나눠 끼는 장면, 술에 취해 서로에게 전화를 거는 장면 등은 섬세한 감정 묘사로 방송 직후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킨 명장면으로 꼽힌다.또한 감각적인 대사는 어느 순간에는 먹먹함을 자아내고, 또 어느 순간에는 가슴 두근거리는 설렘을 경험하게 한다. 이렇게 시청자들과 깊은 공감대를 형성한 ‘애인있어요’는 방송이 끝나기 무섭게 기사 댓글이나 커뮤니티 글을 통해 서로 감상을 나누고 거기에 공감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처럼 자리 잡은 드라마가 됐다.◎ 어떤 전개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지진희·정진영의 힘

▲사진 : MBC '화려한 유혹' 방송화면 캡처(상단)/SBS '애인있어요' 방송화면 캡처(하단)‘화려한 유혹’과 ‘애인있어요’의 출연진 모두 완벽에 가까운 호연으로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인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해내는 속에서 정진영과 지진희, 이 두 사람의 활약은 좀 더 특별하다.‘화려한 유혹’ 속 강석현은 정치판에서 잔뼈가 굵은 정치인이다. 국무총리까지 역임했으며 현역에서 물러난 후에도 정계에서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행사한다. 동시에 사랑했던 연인을 지키지 못했던 젊은 시절의 상처가 곪아가는 한 인간이기도 하다. 정진영은 냉철하고 비정한 모습부터 병으로 쇠약해져 가는 모습, 한 여자를 절절하게 사랑했던 남자의 모습까지 그려내며 명불허전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동시에 딸의 친구에게서 과거 연인의 모습을 겹쳐 보며 미묘한 감정에 혼란을 느끼는 복잡한 감정을 표현해내며, 다소 개연성 없게 느껴질 수 있는 전개까지 수긍하게 만들었다.‘애인있어요’ 속 최진언(지진희 분)은 분명 ‘나쁜 놈’이다. 아내가 있음에도 후배에게 흔들렸고, 끝내 “이 사람 좀 치워 달라”는 독한 말로 아내를 버렸다. 하지만 결국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아내뿐임을 깨닫고 새 사람에게도 4년 만에 이별을 고했다. 그것도 결혼을 준비하던 와중에. 비겁하고 나쁜 놈이지 않은가. 하지만 그 ‘나쁜 놈’에게 시청자들이 설레고 열광하고 있다. 바로 지진희 때문이다. 순수한 사랑을 원했고, 그래서 변한 아내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심정을 이해할 수밖에 없도록 절절하게 표현해낸다. 눈빛 하나, 손짓 하나에도 디테일을 살리는 연기는 감탄할 새도 없이 빠져들게 한다. 또한 진언이 해강(김현주 분)과 감정을 주고받는 장면은 손끝이 짜릿하고 심장이 떨릴 정도로 감각적이며, 애틋함에 더해 20대 시절 첫사랑처럼 풋풋함까지 느껴진다. 여기에, 여타 불륜 드라마와 달리 ‘결국 사랑한 사람은 아내 한 명뿐’이라는 설정과 그 설정을 온전히 살리는 지진희의 호연은 불륜 소재에서 오는 불편함을 어느 정도 상쇄해준다.‘애인있어요’와 ‘화려한 유혹’ 모두 초반 예상보다 큰 시청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두 작품 모두 50부작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 빠른 전개 속도, 자극적인 소재와 그 자극을 세련되게 포장하는 ‘명품’ 막장드라마로 떠올랐다. ‘욕하면서 본다’는 소위 막장드라마는 시청자들의 감정을 배출해내는 하나의 창구 역할을 하며 카타르시스가 선사했지만, ‘화려한 유혹’과 ‘애인있어요’는 감성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막장드라마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idsoft3@reviewstar.net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