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서지혜 기자]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물품사기 행각을 벌이던 30대가 동거녀를 데리고 도피하던 중 동거녀 부모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물품을 판매한다고 속인 후 돈만 챙겨서 달아난 혐의(사기)로 김모(31) 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중고거래 사이트에 지난 2012년5월부터 지난 달 24일까지 디지털카메라나 캠핑용품을 시세보다 싼 가격에 판다는 글을 올린 후 거래자에게 공책이나 물병이 든 상자를 배송하는 수법으로 모두 171차례에 걸쳐 3500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동거녀였던 박모(35) 씨 명의의 휴대폰으로 판매글을 올리고, 돈이 입금되면 휴대폰 전원을 꺼버리는 수법으로 범행을 지속했다. 김씨는 동거녀 박씨에게 결혼 후 함께 살 집을 분당에 마련했고, 외삼촌이 운영하는 IT기업의 간부로 취직했다고 속였고, 박씨 역시 김씨가 명문 사립대를 졸업하고 육군 대위로 예편한 직장인이라고 알고 있었다.

김씨는 지난 8월19일 동거녀 명의로 된 노래방으로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동거녀에게 “경주에 계시는 아버님이 돌아가셨다”고 거짓말을 하고 동거녀와 그의 자녀 2명을 데리고 도피생활을 시작했다, 도피생활 중에는 박씨 명의로 렌트카 3대를 빌렸고 이동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블랙박스를 공중으로 향하게 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하지만 김씨의 도피행각은 딸과 연락이 끊어지자 초조해진 박씨의 어머니가 납치를 의심하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끝이 났다. 박씨의 어머니는 8월24일 딸과 손주들이 납치됐다고 경찰에 신고한 후 ‘아이들을 찾습니다’라고 적힌 전단지를 작성해 배포했다.

검거 당시 박씨는 피의자가 상습사기 혐의로 수배 중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며 박씨 역시 수억 원을 편취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경찰은 “2013년부터 중고물품 거래량이 늘면서 판매자가 돈을 받고 연락을 끊거나 게재한 물품과 다른 상품을 보내는 등 하루 100여 건의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며 “향후 피의자와 동거녀 명의 계좌에 대해 금융거래내역을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