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수장 취임 기념행사 속 리딩뱅크 탈환 다시 신발끈…대우증권 인수 리더십 시험대-지배구조 여전히 숙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오는 21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으레 진행되는 기념행사도, 기자간담회도 없다. 내부용 기념사도 준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7일 열린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도 1주년을 맞는 소회를 묻자 “오늘은 취업박람회를 위해 온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언급을 꺼릴만큼 윤종규 회장의 성적표가 나쁜 것도 아니다. 그는 KB사태로 사분오열됐던 조직을 발 빠르게 안정화시키고 영업을 다시 정상궤도에 올려놨다는 점에서 안팎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비은행 부문 강화를 목표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인수한 데 이어 그룹 내 자회사인 KB캐피탈을 통해 자동차 할부금융 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업무 추진력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룹 자산규모도 399조원에서 466조원으로 17%증가했고 비은행 계열사 당기순이익 비중도 29%에서 33% 수준으로 늘었다.
그가 조용한 1주년을 보내는 이유는 아직 축포를 터뜨리긴 이르다는 판단에서다. 조직안정은 재도약의 시발점으로 리딩뱅크 탈환 및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체질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KB금융은 2001년 국민ㆍ주택 합병으로 자산 200조원의 리딩뱅크로 탄생했지만, 지배구조 문제 등으로 신한금융에 밀리면서 ‘잃어버린 10년’을 보냈다. 영업만 잘해서는 저성장ㆍ저금리 시대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에 그는 체질개선이란 카드를 꺼냈다. 5년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해 1122명의 인력을 줄였고 고리짝같은 영업점 체계도 고객과 수익에 맞춰 개편작업을 진행중이다.
말을 아낀 윤 회장은 내년 초 기자간담회 등을 통한 대외적 소통자리를 검토하고 있다. 대우증권 인수를 염두해 둔 계획이다. 그만큼 대우증권 인수는 KB금융에, 또 윤종규 회장 스스로에게 사활이 걸린 문제다. 만약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한다면 KB금융으로선 은행, 증권, 보험을 갖춘 종합금융그룹으로 완전체를 이룰 수 있게 된다. 윤 회장도 대내외 입지가 더욱 공고해져 경영추진력 강화는 물론 연임에도 청신호가 켜지는 셈이다.
공고한 지배구조 구축은 체질개선의 하이라이트다.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지배구조 정립은 그가 반드시 달성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시작은 올 연말 계열사 사장 등 임원 인사다. 정치권, 당국 등과 크고 작게 얽혀있는 이해관계들을 걷어내고 실력으로만 평가한 인사가 돼야 ‘잃어버린 10년’의 아픔을 또 맞지 않을 수 있다.
황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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