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KDB대우증권·삼성·미래에셋 등 영업이익 줄줄이 급감 금리인상 악재도 대기

지난 3분기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이 전분기 대비 크게 악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반토막 수준이다. 홍콩 항셍지수 급락으로 인한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운용 손실이 영향이 컸다는 해석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이럴 경우 한국의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덩달아 커지기 때문이다.

▶증권사 3Q 실적 악화=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가운데 NH투자증권은 지난 3분기에 95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전분기에 10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6%가량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이지만, 다른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감소폭과 비교하면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해석된다. NH투자증권은 주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지난 3분기에 기록한 것으로 집계된다.

두번째로 많은 영업이익을 거둬들인 증권사는 메리츠종금증권으로 939억원을 벌어들였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자사의 주요 사업군인 부동산 금융 분야에서 수익을 크게 벌어들여 두번째로 많은 영업이익을 거둔 회사로 기록됐다.

반면 두 회사를 제외한 여타 증권사들은 영업이익이 줄줄이 반토막이 났다. 한국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절반 수준인 685억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 2분기 실적이 워낙 좋아 감소폭이 컸다. 홍콩증시가 안 좋아 ELS 관련 비용이 많아 이익이 줄었다”고 말했다. KDB대우증권 역시 영업이익이 46%나 줄어든 81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60% 넘게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아픔을 겪었다.

주요 대형 증권사들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중국 증시 폭락 등으로 지난 7월 이후 주식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위탁수수료 수익이 크게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홍콩 항셍지수가 폭락하면서 ELS 판매가 위축된 것도 증권사 실적 악화의 배경이 됐다. 올해 발행된 ELS 중 기초자산이 홍콩H지수인 것이 전체 발행액의 38% 가량이다. 발행잔액은 36조5000억원 규모다. 그런데 H지수가 지난 4개월간 40% 가까이 폭락하면서, ELS 위험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증권사들의 이익 감소에 직격탄을 날렸다는 설명이다.

중소 증권사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교보증권은 지난 3분기에 27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다. 교보증권의 경우 IB부서에서 전분기 대비 4배 가량 많은 558억원 가량의 순영업수익을 거둔 것이 실적을 견인했다. 대신증권도 저축은행과 자산운용 등 자회사들의 수익을 배경으로 영업이익 492억원을 달성했다. 시장 예상치(194억원)을 크게 웃돈 실적을 낸 것이다.

▶금리 인상 ‘어쩌나’=대형 증권사들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채권 평가 이익도 더이상 기대키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월 미국의 기준금리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지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지속 언급해왔기 때문에 정책신뢰도 측면에서도 12월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한국 역시 금리 인상 압박이 커지게 된다. 한국 증시에서의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는 셈이다. 이럴 경우 채권 평가 손실 발생 가능성도 커진다. 여기에 금리가 인상될 경우 주식 시장의 매력도도 떨어져 증시에서 예금으로의 자금 이탈 가능성도 높아진다.

지난해 주요 증권사의 채권잔고는 NH투자증권 17조6160억원, KDB대우증권 15조4140억원, 삼성증권 15조390억원, 한국투자증권 11조7400억원, 미래에셋증권 9조8880억원 등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이 30bp가 상승할 경우 이들 6대 증권사들에 따라 약 80억~192억원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 추정되고 있다. 반면 이미 금리 인상이 예고 된지 한참이나 지났고, 각 증권사들마다 위험 회피 수단을 강구해 둔 상태여서 피해가 크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홍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