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항소심 법원이 대리점에 초고속인터넷 판매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강제한 LGU+의 행위는 불공정거래 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1심 법원은 물론이고, 공정거래위원원회의 판단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서울고법 민사11부(부장 김용대)는 LGU+의 초고속인터넷 영업 대리점 6곳이 LGU+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하지만 ‘초고속인터넷 판매 강제로 인한 손해’라는 핵심 쟁점에서 LGU+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사실상 대리점 측이 패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리점들은 LGU+가 판매목표를 제시하고 실적이 부진할 경우 계약해지 혹은 영업지역 조정 등의 불이익을 주겠다고 압박했고, 이 때문에 LGU+로부터 받는 수수료보다 더 많은 사은품을 내걸고 가입자를 유치해야 해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소송은 2010년에 제기됐지만, 지난해 ‘남양유업 밀어내기’ 및 ‘갑을 논란’과 맞물려 대리점들의 추가 소송이 이어졌다.

재판부는 목표를 달성 못한 대리점도 계약이 해지되지 않았고 영업지역 조정은 영업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아 대리점들에 실제 불이익이 없었던 점, LGU+가 사은품 과다 지급을 통한 가입자 유치를 금지한 점 등을 들어 “불공정거래 행위가 아니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대리점 측 변호인은 “LGU+가 법망을 피해가기 위해 형식적으로 포장해 놓은 것만 보고 실질적으로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해서는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입자 유치가 어려운 영업지역을 할당하는 것은 불이익에 해당하고, LGU+가 형식상 사은품 과다 지급을 금지하기는 했지만 실제로는 사은품 지급액을 보고받고 관리하는 등 독려했다는 것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실제 불이익이 있었는지 여부를 떠나, 불이익을 줄 것처럼 압박하는 것만으로도 ‘을’의 입장에 있는 대리점들에게 불공정행위를 한 것이라고 판단해 총 26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공정위 역시 지난 2011년 “대리점들에게 판매목표를 제시하고 달성 못할 경우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이행확약서를 받은 것만으로도 불공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LGU+에 경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