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지난달에만 해도 경기회복세가 확대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보던 정부의 현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가 최근엔 소비 개선세에도 불구하고 수출 부진으로 생산과 투자가 지체되고 있다는 ‘신중 또는 우려 모드’로 후퇴했다.
추가경정예산을 비롯한 정부의 적극적인 소비진작책으로 3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1.3%를 기록, 5년여만의 최고치에 달하면서 경기회복 기대가 형성됐으나 그것이 ‘반짝 회복’에 그치고 다시 부진의 늪으로 빠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9일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자료를 통해 “최근 우리경제는 소매판매가 57개월만에 최대폭 증가하는 등 소비개선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수출 부진으로 생산ㆍ투자가 지체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중립 또는 우려가 담긴 평가인 셈이다.
이는 1개월 전의 긍정적 평가에서 상당폭 후퇴한 것이다. 기재부는 지난달 10일 발표한 그린북에서 “우리경제는 소비 회복이 생산ㆍ투자 증가로 이어지며 전산업 생산이 54개월만에 최대폭 증가하는 등 경기회복세가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주요 지표 가운데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 등 내수와 부동산 관련 지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수출이 지난달에도 4.7% 줄어들면서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 여전히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주요 지표를 보면 9월에 2.2% 증가했던 광공업 생산은 수출 부진과 전월 큰폭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10월에는 1.4% 감소세로 돌아섰고, 설비투자도 같은 기간 4.3% 증가에서 0.8% 감소로 반전됐다. 9월에 5.4% 늘었던 건설투자도 10월엔 7.8% 줄었다.
다만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 정책효과에 힘입어 각각 0.2%, 3.1% 증가하면서 경기를 가까스로 지탱하고 있다. 주택시장에서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도 각각 0.3% 및 0.4% 상승해 경기의 급격한 하강을 막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부진으로 수출이 당분간 회복되기 어려운 가운데 가계부채 증가 및 더딘 소득증가 등으로 가계의 소비 여력도 한계를 보이고 있어 빠른 경기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3분기 대대적인 세일과 소비촉진책으로 내수가 크게 증가했던 데 따른 반사효과가 나타날 경우 올 4분기~내년 1분기 중 ‘소비절벽’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기재부도 현 경제여건과 향후 전망에 대해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수출이 부진하고 중국의 경기둔화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파리 테러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며 낙관론을 경계했다.
기재부는 이어 “내수 회복세가 유지되고 생산ㆍ투자 회복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9조원 이상의 내수보완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수출경쟁력 강화, 4대부문 구조개혁 등 정책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ㆍ외환시장 영향 및 경기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이미 마련한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책)에 따라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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