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KT의 ‘R’는 ‘개혁(Revolution)’이다. 재계 선두권 기업들이지만 최근 몇 년 새 경영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개혁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비록 서릿발 같은 통솔력을 지닌 총수는 아니지만, 취임 초부터 개혁의 고삐를 단단히 쥐겠다는 신임 회장들의 의지가 뜨겁다.
포스코 권오준, KT 황창규 두 신임 회장은 이미 취임 전부터 강력한 내부혁신을 강조했다. 핵심사업의 경쟁력 회복이 목표다. 그래서 이들 두 수장의 행보는 여러모로 닮았다. 마치 선의의 개혁 경쟁을 펼치는 모양새다.
포스코 권오준 신임 회장은 회장 후보자로 내정된 후 지난 14일 공식 취임하기까지 약 두 달 동안 ‘혁신포스코1.0추진반’을 구성,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혁신과제를 추려냈다.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실적 악화로 체면을 구긴 포스코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조직 내부의 혁신이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취임은 곧 행동의 시작이었다. 권 회장은 취임과 함께 기존 6개 사업부문을 철강사업, 철강생산, 재무투자, 경영인프라 등 4개로 압축했다.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경영임원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대신 각 분야별로 전문임원제를 확대했다.
두 달 빠른 지난 1월 취임한 KT 황창규 회장도 마찬가지다. 취임 전 개혁을 위한 밑그림을 그려오다 취임 직후 곧바로 22개 조직을 9개 부문으로 통폐합했다. 임원도 130여명에서 100여명으로 줄였다. 조직 슬림화로 발생한 여유인력은 현장에 배치했다. 통신사업 영업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전임자의 경영방침에 대해 ‘제로(0) 베이스’ 재평가에 나선 점도 닮은꼴이다.
황 회장은 전임자인 이석채 회장이 31개에서 56개로 늘려놓은 계열사와 각종 대규모 프로젝트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수익성이 없으면 정리한다는 원칙이다.
황 회장은 지난 2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내부적으로 모든 투자와 비용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사업과 그룹사도 효율성을 진단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재조정할 계획”이라고 못을 박았다.
포스코도 마찬가지다. 전임 정준양 회장은 차세대 성장동력을 발굴한다며 다양한 해외사업과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사업다각화란 명분으로 적극적인 인수ㆍ합병(M&A)에도 나섰다. 그 결과 계열사가 한때 70개까지 늘었다가 현재는 46개다.
권 회장도 취임 일성에서 “신규투자는 축소하고, 기존에 진행하던 신사업도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접겠다”고 강조했다.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삼은 권 회장은 이미 계열사의 비핵심자산 매각과 불필요한 사업의 정리작업에 착수했다.
개혁 성공을 위한 필수요건인 직원들과의 소통도 두 회장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다.
황 회장은 일선 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통신 대표기업 일등 KT’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언급하며 내부의 재도약 의지를 모으고 있다. 권 회장 역시 지난 20일 광양제철소를 찾아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직원들이야말로 ‘위대한 포스코’를 만드는 주인공들”이라며 직원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설파했다.
조용직ㆍ박수진 기자/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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