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9일 국회에 계류 중인 테러방지법과 관련 현격한 시각차를 보였다. 여당은 우리나라도 테러 안전지대가 아니라며 조속한 관련 법 처리를 촉구했으나 야당은 국가정보원의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최근 이슬람국가(IS)의 프랑스 파리 테러를 계기로 테러방지법을 조속한 시일 내에 합의처리키로 했지만 이견이 커 진통이 예상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파리 테러를 언급하며 “프랑스 국민ㆍ정부ㆍ의회 모두 테러 척결에 좌우, 여야 구분 없이 하나 되는 모습 보여줬다”며 “국가의 최우선 과제는 국민 안전과 생명 보호인 만큼 테러 척결에 일치단결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도 IS가 지목한 십자군 동맹 62개국에 포함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행히 여야가 계류된 테러방지법 논의를 시작했고 당정에서 대테러 예산을 1000억원 증액했는데 차질 없이 마무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우리의 테러 대응 태세 시계는 33년 전에 머물러 있다. 1981년 국가 테러 활동 지침 대통령령만 있을 뿐”이라며 “실제 우리 정보기관은 내국인 10여명이 IS를 공개 지지한 사례를 적발했으나 법령 미비로 아직 신원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원 원내대표는 또 “국가 안전에 대해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여야가 지혜를 모아 대테러 방지 대책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야당은 정부ㆍ여당이 제ㆍ개정을 추진하는 대테러방지법을 ‘국정원 멋대로 법’, ‘국정원 뜻대로 법’이라 규정하며 비판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음지에서 빈둥거리면서 양지에서 바쁜척하는 국정원에 부적절한 일감몰아주기가 될 수 있다”며 “재벌들이 일감몰아주기만 하는 줄 알았더니 정부에서 일감몰아주기가 시작됐다”고 비꼬았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파리 참사를 계기로 좀 점증되는 위기에 새누리당보다 확실하고 분명한 대책이 있다”며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컨트롤타워로 삼는 안을 제시했다.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우리 사회도 그간 대테러 대책의 기능ㆍ조직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정치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그렇다고 법이 없었기에 역할ㆍ기능도 없었다고, 대테러 대응 정책이 없었다고 강변하는 것은 행정부의 무능을 자폭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최 정책위의장은 그러면서 국정원의 비대화와 신뢰성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대테러 대책을 빌미 삼아 인권침해의 전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국정원 권한 강화로 이어지는 법제에 동의 못한다”며 “우리는 시민 기본권과 대테러 대응책의 조화로운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19대 국회에 계류 중인 대테러대책 관련 법안은 직접적으로 테러방지를 목적으로 한 법안이 5건이 있고, 감청관련 법안과 정보기관이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 등이 있다. 하지만 여야 간 입장 차가 워낙 커 입법 논의가 이뤄지지 못한 채 국회에서 먼지만 쌓여 왔다.
김기훈ㆍ양영경ㆍ장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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