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된 ‘노동개혁 5대 법안(근로기준법ㆍ고용보험법ㆍ산재보험법ㆍ기간제근로자법ㆍ파견근로자법)’의 정기국회 처리가 무산되면서 그동안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를 강력히 요구해왔던 재계는 무력감에 빠진 모습이다.
‘경제 재도약의 마지막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지난 9월 17년 만의 노사정(勞使政) 대타협까지 이뤄냈지만, 이후 국회의 법제화 작업이 두달을 넘도록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법안이 사실상 폐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2일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세계적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고, 규제를 과감히 풀어 수출경쟁력과 내수확대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며 “사실상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인데 정기국회 처리가 무산되면 어떻게 하느냐”고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나마 임시국회의 일정조차 명확히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내년에는 총선 등의 일정이 있어 올해 안에 입법되지 않는다면 사실상 (노동개혁 5대 법안이) 폐기될 것이라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지난 9월 노사정 대타협을 전제로 전년보다 채용 수준을 늘린 기업들이 상당수라는 점이다. 당시 다소 불만족스러운 내용에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노사정 합의에 뜻을 모았던 재계로서는 배신감을 더욱 크게 느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재계는 최근 공동성명을 통해 “기간제법과 파견법을 조속히 정비하되 규제에 집착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저해하고 기간제와 파견근로자의 일자리를 축소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통상임금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산업현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역시 이날 노동개혁 5대 법안의 정기국회 처리 무산에 대해 “수차례에 걸쳐 조속한 통과를 요청드렸음에도 정기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노동개혁 5대 법안의 조속한 처리는 청년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선결 조건이므로 조속한 처리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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