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이후 1950선서 지지부진 기업 실적하락·남북분단 요인 발목 내년 실적개선·배당확대가 열쇠

1인당 국민총소득은 해마다 느는데, 코스피 지수는 왜 8년째 2000선에 안착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할까. 매년 경제성장률은 2~3%를 꾸준히 기록하는데 왜 항상 증시 뉴스 제목은 ‘코스피 2000 또 붕괴’일까.

증시 안팎에서 단골메뉴처럼 제기되는 의문이다.

코스피가 2000선을 처음 넘어선지가 벌써 8년이 지났지만, 증시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그렇다면 내년에는 코스피가 박스권을 상향 돌파해 3000선 도약의 발판을 만들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장담키는 어렵지만, 비관적이지만은 않다고 조언한다. 장기적으로는 실적 개선이, 단기적으로는 배당 확대가 ‘박스피 오명(汚名)’을 벗는 열쇠라는 진단이다.

▶지지부진 코스피=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2000선을 처음으로 넘어선 것은 지난 2007년 7월 25일(2004.22포인트)이다.

그로부터 8년이 흘렀지만, 최근 미국 금리인상, 중국의 경기침체, 유가폭락 등 글로벌악재에 코스피는 1950선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의 거울인 코스피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실제로 2007년 1인당 국민총소득은 2140만원에서, 2014년 2968만원으로 40% 넘게 껑충 뛰어올랐다.

무역총액 규모 등 한국의 주요 경제 지표들도 우상향 곡선을 그렸지만, 여전히 코스피 지수는 2000선을 가운데 두고 등락중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진 2008년과 2009년을 제외하면 2010년 이후 매년 연말 코스피 지수는 1900선~2000선 사이에서 종가를 맞이했다.

해외 주요 증시들과 한국 상황을 비교하면 코스피의 지지부진 한 상황이 더 명확해진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2012년 1만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올들어 아베노믹스를 발판으로 2만선을 넘어섰다.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지난 2009년 8000선까지 떨어진 이후 급격한 회복세를 기록했다. 올해엔 전고점인 1만4000선을 넘어서며 2만선에 바짝 근접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이 진단하는 코스피 부진의 1차 원인은 기업들의 실적이 하락세란 점을 꼽는다. 국민 총소득 증가나 경제성장률과는 별개로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코스피 횡보의 가장 큰 원인이란 설명이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은 “최근 몇년 사이 주력대표산업 업종들의 경쟁력이 저하 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을 대체 할만한 새로운 섹터 발굴도 안되고 있다”며 “성장 모멘텀이 생겨야 성장을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증시가 횡보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 2012년 대형주들의 영업이익은 101조694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97조2211억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중형주의 영업이익은 2012년 9조8970억원에서 2014년 11조5709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익이 줄자 대형주의 시총 비중은 떨어지고, 중형주의 시총 비중은 상대적으로 커졌다.

시총 비중이 큰 대형주들이 올라야 코스피 지수의 전반적 상승 가능성이 커지는데, 대형주들이 이익을 내지 못하니 지수가 횡보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숫자로 엄밀하게 얘기하면 한국의 순이익 사상최고치는 2010년에 기록한 90조원이다. 이후로는 계속 하락했다. 조선과 건설, 철강 등 2000년 중반에 히트를 쳤던 업종의 이익이 줄게 된 것이 지수 횡보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남북분단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도 한국 증시가 해외 주요지수보다 저평가되는 원인으로 꼽힌다.

▶2016년에는 탈출? = 증권가의 내년 증시 전망을 종합하면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여전히 코스피 지수는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이란 전망이 다수다. 10곳의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코스피 지수 범위를 집계한 결과 1890~2240 가량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2015년의 코스피 전망 평균치(1840~2200)와 유사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박스권을 벗어나기 위해선 기업 실적 개선이 중요하다고 봤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들의 매출 성적이 제대로 나와야 한다. 화장품이나 바이오주들이 PER가 30배가 나오는 건 매출성장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적 개선이 장기 과제라면 단기적으로는 배당 확대가 지수 상승에 주효한 정책이란 분석도 나왔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에는 배당성향이 주효한 이슈다. 투자자들이 시세차익이나 배당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한국은 배당수익률이 다른 나라보다 낮다”며 “해외의 주요국들은 100원을 벌면 30원은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환원 시킨다. 한국은 3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창목 센터장은 “한국 기업들은 현금(캐시)이 많다. 배당을 대폭 늘려야 한다. 대만 증시가 우리보다 20%가량 밸류에이션이 높은 이유는 딱 배당이다”며 “한국은 전 세계에서 배당수익률이 가장 낮은 국가중 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홍석희ㆍ양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