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푸틴(VladimirPutin/정치인/러시아대통령)
“휴대전화가 있으면 벨소리가 멈추지 않을 겁니다. 그보다 더한 건, 저는 집에 전화벨이 울려도 안받습니다.”
블라디미르푸틴(VladimirPutin/정치인/러시아대통령) “휴대전화가 있으면 벨소리가 멈추지 않을 겁니다. 그보다 더한 건, 저는 집에 전화벨이 울려도 안받습니다.”

“휴대전화가 있으면 벨소리가 멈추지 않을 겁니다. 그보다 더한 건, 저는 집에 전화벨이 울려도 안받습니다.”

크림분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의 아날로그식 정보전 대응이 최첨단 디지털로 무장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눌렀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을 도ㆍ감청하며 최고의 첩보수집 능력을 자랑했던 국가안보국(NSA) 등 미 정보기관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만큼은 보안구멍을 찾지 못하고 결정적인 시기에 정보입수에 실패하면서,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눈앞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의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시절 몸에 배인 습관 때문이었다. 통신 사용을 자제하고 최대한 정보를 숨기는 러시아의 철통보안에 미국은 러시아의 병력이동은 눈으로 빤히 보면서도 지도부 간에 오간 정보들은 확인할 수 없어 크림반도 침공 계획을 알 수 없었다.

이에 대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러시아 스파이들의 민감한 정보를 감추는 기술, ‘마스키로프스카’란 단어를 인용하며 휴대전화가 없는 푸틴의 무선침묵(통신을 하지 않는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24일(현지시간) 평가했다.

그러면서 타임은 푸틴이 인터넷 세대도 아니며 휴대전화와 문자메시지 사용에도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또한 크림공화국을 공식 합병한 지 이틀 뒤인 20일, 푸틴이 기업인들과의 회동에서 누군가 인터넷을 통해 찾은 문서를 인용해 말하자 “그런 것은 거의 보지 않는다”고 응수하며 “당신이 살고 있는 그 인터넷이란 공간 말이오”라고 이야기했던 최근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2005년 초 대통령 집권 2기를 시작하면서 휴대전화가 없다고 밝혔으며 2010년엔 “집 전화도 안 받는다”고까지 말하기도 했다.

푸틴의 기술공포증은 과거 KGB 시절에서 비롯됐으며 그는 이곳에서 철저한 도청 훈련을 받아왔다. 2010년 국영 TV 방송에 들고나왔던 휴대전화로 보이는 장치도 일반적인 것이 아닌 검은색 벽돌같은 투박한 장치였다. 2012년에는 그의 60세 생일을 맞아 국영 TV 다큐멘터리를 통해 그의 책상이 대중에 처음으로 공개됐고 그 위엔 컴퓨터가 있었으나 뉴스를 보는 용도로 쓰진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심지어 옛 소련 시절을 경험한 러시아인들은 전화 통화중에도 중간에 “이것은 전화용 대화가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습관이 들어있다고 타임은 설명했다. 안전확보가 되지 않은 전화로는 순진한 대화만 오간다는 것.

수년 간 미 NSA의 도청을 당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달리 푸틴은 휴대전화 메시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도 사용하지 않아 외국 정보원들로서는 공략하기 매우 어려운 목표다.

러시아 보안 전문가인 안드레이 솔다토프는 타임에 지난 2009년 영국 런던에서 있었던 G20 정상회의 당시 미국과 영국 정보기관이 당시 대통령이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에 대한 도감청을 시도했으나 역시 실패했다고 말했다. [사진=위키피디아]

문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