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내년 4ㆍ13 총선을 불과 4개월여 앞두고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분당이 현실화됐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탈당한데 이어 호남권, 비주류 의원들이 추가 탈당을 예고하고 있어 전면적인 야권 재편이 불가피하게 됐다.

안 전 대표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면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캄캄한 절벽 앞에서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길을 나서려고 한다”며 탈당과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2011년 서울시장 선거 불출마 및 박원순 후보와의 단일화, 2012년 대선후보 사퇴 및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그리고 2014년 민주당과의 합당을 통한 새정치연합 창당에 이은 네 번째 정치생명을 건 승부수다.

창업주인 안 전 대표의 탈당은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추가 이탈과 분당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

안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문병호 의원은 1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와 유성엽, 황주홍 의원은 확정이고, 주말까지 1~2분 더 탈당할 것”이라며 “내일이나 모레 탈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 의원도 이날 “이 시점에서는 야권의 재편이 불가피하다. 뭔가 변화를 만들어내고 돌파구를 마련해내는 것이 궁극적으로 야권의 장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최종적으로 지역구 주민들의 뜻을 물어볼 절차가 남아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탈당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야권은 문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노’(친노무현)ㆍ86의 새정치연합과 안 전 대표가 정치세력화를 표방한 ‘비노’(비노무현)ㆍ호남으로 크게 양분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천정배 의원과 박주선 의원의 신당 창당 속도가 빨라지면서 야권 지형도는 한층 더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천 의원은 전날 창당 발기인 대회를 가진데 이어 14일 주재한 첫 국민회의(가칭) 운영위원회의에서 “어제 안 전 대표가 탈당을 선언했고, 또 새정치연합 의원중에도 앞으로 몇 분이 탈당한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면서 “이제 이분들을 포함해 많은 새길을 가려하는 의지와 역량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해야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천 의원은 안 전 대표에 이어 탈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새정치연합 비주류ㆍ호남 의원 영입에도 적극 나설 태세다.

일각에선 안 전 대표의 탈당 이후 흔들리고 있는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념적으로 나뉜 양당구도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중도성향과 무당층을 겨냥한 중도신당의 출범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와 함께 야권 지형도가 요동치면서 야권내 대주주인 김한길 전 공동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 그리고 손학규 전 고문 등 중량급 인사들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안 전 대표의 탈당 소식을 접한 뒤 “참담하다. 막무가내 패권정치가 안 전 대표를 기어코 내몰고 말았다”고 개탄했으며, 정계은퇴를 선언한 손 전 고문은 측근들에게 “안 의원이 탈당한 게 맞느냐”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새로운 야권 구도는 새정치연합을 이탈한 정치세력들이 원내교섭단체 충족요건인 20석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1차적으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되면 내년 2월 80~90억원대의 국고보조금을 지급받아 총선을 치를 수 있는 최소한의 ‘총알’을 확보할 수 있다.

야권 재편이 각개약진식으로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원내교섭단체를 꾸리지 못하는 정치세력은 다른 진영과의 합종연횡을 고민하게 될 수밖에 없다.

원내교섭단체 구성의 고비를 넘는다고 해도 새로운 정치세력이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87년 체제 이후 총선을 앞두고 제1야당이 분열해 정치적 성공을 거둔 적은 단 한번도 없을 정도로 현실 정치의 장벽은 만만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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