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노역 중단’ 그 이후
‘일당 5억원 황제노역’으로 논란을 일으킨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에 대해 검찰이 ‘뒤늦게’ 노역장 유치를 중단하고 벌금을 강제 집행하기로 하면서 관심은 허 전 회장의 은닉재산 추적으로 쏠리고 있다.
현재 허 전 회장은 벌금(254억원)과 지방세(24억원)를 체납한 것 외에도 양도소득세 등 100억원대의 국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그는 5일간의 노역만으로 벌금 중 무려 30억원을 탕감받았다.
귀국하면서 허 전 회장은 ‘벌금을 납부할 돈이 없다’며 일당 5억원의 노역장 유치를 선택했었다. 하지만 허 전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업체가 지금도 뉴질랜드에서 아파트 분양 사업으로 상당한 돈을 벌고 있고 귀국 전까지 초호화아파트에서 생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가 숨겨놓은 재산이 상당할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허 전 회장은 지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뉴질랜드에서 17개의 법인을 설립해 현재는 1개를 제외한 16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그는 2011년 6월 현재 뉴질랜드에 3500만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돼 있고, 앞서 2007년 5월에는 허 전 회장의 회사가 1100만달러에 호화주택을 매입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도 있었다.
뉴스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에 따르면 허 전 회장은 시가 46억원 상당의 펜트하우스급 아파트에서 지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아파트는 현재 허 전 회장 소유로 드러났다. 또 허 전 회장은 자신의 부인과 함께 뉴질랜드에서 ‘KNC건설’이라는 이름의 대형 건설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허 전 회장의 아들인 ‘스콧 허’가 100% 소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3일 오클랜드시 마운트이든에 ‘피오레’라는 이름으로 아파트 94가구를 분양하는 모델하우스를 오픈했다. 회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침실 1~3개짜리 최저 분양가가 38만달러에 이른다. 지금도 인터넷 한인 신문에 동영상 광고를 하고 있다.
또 다른 회사인 KNC건설엔지니어링은 2004년에 설립돼 100만주의 지분 46%를 허 전 회장이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부인인 황모 씨와 대주건설엔지니어링이 각각 30%와 24%를 보유한 것으로 돼 있다.
한편 집행유예 실형을 선고받고 영주권을 취득한 과정도 의문 투성이다. 허 전 회장은 2010년 1월 21일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54억원을 선고받은 뒤 다음날 뉴질랜드로 출국해 그해 6월께 영주권을 취득했다. 검찰은 영주권 취득 과정의 적법성 여부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김경진 변호사(법무법인 이인)는 “검찰이 은닉재산을 제대로 찾아내지 못한다면 전두환 추징금 사례처럼 시효만 계속 연장되면서 성과는 미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상현 기자/
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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